일단 화려한 수상경력이 이 영화를 보게 한 첫 원동력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라크전을 어떻게 묘사했을지 궁금했기에 개봉첫날 조조로 봤습니다.
얼마전에 본 그린존과 굳이 비교를 하자면 접근하는 방법부터가 다릅니다.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 목적도 아니고, 전쟁의 참혹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게 목적도 아닌 영화였습니다.
일면 다큐멘터리 같은 방식도 있었지만, 출연배우들의 아주 미세한 감정변화와 감정기복도 섬세하게 잡아내서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싸워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따윈 없었습니다.
단지 전쟁터, 그 현장에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두렵고, 공포스럽고, 분노하게 되는 것이 바로 전쟁이었습니다.
영화 첫 시작에 전쟁은 마약과 같다는 문구가 나옵니다.
처음 그 문구를 보았을때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가 전혀없이 간 전 살생이 마약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영화를 봤는데, 그건 저의 선입견이었습니다.
전쟁의 한 모퉁이에는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사람들이 있고, 사람을 살리는 것 또한 마약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영화를 다보고 나오는 사람들 중에 아바타보다 못하다 제임스 카메론의 전부인이 감독했다던데, 아바타가 상 받는게 더 좋을 뻔 했다 등등 평이 다양했지만, 전 아바타와 이 영화는 서로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아바타는 영화계의 기술을 진일보하게 만든 영화라고 한다면 허트 로커는 인간군상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 자신을 돌이켜보고 전쟁이 과연 필요악인지 필요선인지에 대한 생각, 아니면 아예 전쟁이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끔 하는 아주 중요한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지껏 이라크전 영화는 많았지만, 허트 로커와 같은 영화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살리지 못해 마냥 슬퍼하거나 살인광이 된 전쟁광이 나오거나, 나약해빠진 병사의 영웅담도 아닌...
그냥 담담히 군인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아카데미 감독상, 작품상, 각본상이 아깝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아... 마지막으로 제레미 레너... ㅎㅎ 아주 맘에 드는 배우입니다.
순전히 제 개인적인 취향으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