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내내 몹시 슬펐다.
답답했다.
슬픈 장면이 있어서가 아니고 답답한 영화라는 게 아니다.
전쟁이라는 그 자체를 느낄 수 있고 전쟁을 피할 수 없기에 그 사실이, 그게 너무 답답하고 슬펐다.
눈물이 자주 날 뻔 했다.
전쟁은 항상 예외없이 정치논리에 휩싸인다.
즉 정치가가 세상을 행복하게 불행하게 만드는 주범인 것이다.
승리하면 영웅이요 패하면 역적이지만
영웅이든 역적이든 어차피 다 죽는 건 같고 결국 지나서 돌이켜보면
그래서 전쟁이란 승자도 패자도 없다 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러나 전쟁의 그 고통이란 정말 상상초월이다.
죽음을 무릅쓰고 전장 한 복판에 뛰어든 군인은 사람이 아니다. 거의 신에 가깝다.
그 순간만큼은 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막 한 복판에서의 총격씬은 전쟁영화사상 가장 위대한 최고의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말 그대로 엄청난 위력을 가진 영화다.
이 영화는 오락영화가 아니다. 즐길거리를 위한 대중 다중을 위한 영화도 아니다.
최근 아카데미등 각종 수상 영화는 전체적으로 지루해서 잼꽝이라고 관객이 다들 외면하는데
사실 수상영화가 다들 지루하긴 했지만, 이 영화는 그런 당연시를 확 뒤엎는 놀랄만한 영화다.
특히 헐리웃의 수상작은 전체적으로 휴머니즘을 강하게 극렬하게 터치한
그런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가 선택받는데 그건 인간본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아닐까 한다.
오락영화야 한번 보면 끝이지만, 가슴깊이 완전히 박히는, 뇌리에 완전히 스며드는 휴머니즘영화는
모든 세대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야말로 독립영화의 맛을 느끼게 하는 가장 위대한 영화임엔 틀림없다.
하지만 보는 내내 보고나서도 참으로 가슴이 아팠다.
역시 정치가가 국민의 숨통을 쥐고 있다는 말이 맞는 거 같다. 그 정치가가 올바르지 않을 때 말이다.
따라서 올바르지 않은 정치가는 정말 정말 더 큰 비극 더 큰 불행이 닥치기전에 최대한 빨리
제거해야 한다. 이걸 미루거나 용서 눈감아주다보면 반드시 엄청난 비극이 온다.
그래서 전쟁이야말로 인류의 가장 잔인하고 무서운 놀이이지만 그 전쟁을 멈추게 하는 그 이성도 또한 인류의
가장 위대한 유산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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