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하프웨이>의 대사는 대부분 즉흥에 가깝다. 감독의 지시로 철저하게 준비되지 않은 대본에 배우들은 각각의 캐릭터를 이해하고 직접 그들이 되어 할만한 대사를 생각해낸다. 오가는 대사와 행동 속에 바라보는 입장에서 비록 답답할지라도 그들은 자신의 감정표현에 지극히 충실했을 뿐. ‘가버려’, ‘가지마’라고 몇 번이고 변화하는 그녀가 내리는 귀여운 결론 아닌 결론. ‘가버마’(가버려+가지마). 어느 누구도 틀렸다고 할 수 없는 솔직하고도 가슴 아픈 그녀의 마음이 말한 대답이었다. 영화에 나오는 다양한 소재와 배경을 보고 짐작했겠지만, 감독은 장면마다 심어 놓았다. 집으로 가는 하굣길의 도중, 처음도 끝도 존재하지 도중의 하늘, 사랑을 이어가는 도중, 어른에게 묻고 물어가는 도중, 어른이 되어가는 도중, 인생을 살아가는 도중 그리고, 삶과 죽음 사이에서 살아가는 도중까지. 어린 연인이 연애의 중도(中道)를 풋풋하게 모색하다보니, 말 그대로 도중(途中)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