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에서 보여준 그의 영화적 반전 때문에 그의 신작인 싸인에 대한 반전을 기대한 관객들이 많을것이다.
그러나 그의 이번 영화에서는 마지막까지 반전을 기대하고 간 관객에게 이번엔 반전이 없음을 보여주는 엄청난 반전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번 영화 싸인은 샤말란 감독의 영화에 의례 반전을 기대하고 간 관객의 선입견이 오히려 오버가 아니었나 하는 깨달음마저 주고 있다.
그렇기에 그의 영화에 반전을 기대하고 극장을 찾은 관객은 더욱 큰 실망과 허무함마저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 싸인을 통해 샤말란 감독은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아니 그 반전이란 무거운 굴레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자신의 메세지를 관객에게 예기하고자 하는지도 모른다.
싸인을 통해 그의 새로운 작품세계를 경험한 이들은 그의 영화적 변신에 동감하며 찬사를 보낼것이고 반대로 그의 더욱 강력한 마지막 반전을 기대한 이들에겐 기대 이하의 실망을 경험 했을것이다.
전에는 만족스럽게 놀래주더니 왜 이번엔 아무것두 없냐며 샤말란 감독을 원망할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슬슬 샤말란 감독의 새로운 작품세셰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반전이 없는 반전에 잠시 허무했더라도 곰곰히 영화를 첨부터 끝까지 곱씹어 보면 샤말란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믿음과 영혼에 대한 진지한 드라마"를 볼수 있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신부직을 관둔 그래함(멜 깁슨) 천식에 걸려 고생하는 그래함의 아들 모건 물에 대한 결벽증을 갖고 있는 딸 보 그래함의 동생으로 한때 마이너리그 최장거리 홈런기록까지 세웠던 전직 야구선수 메릴(호아킨 피닉스)
이들은 모두 저마다의 상처와 결함을 지니고 있지만 결국 영화의 마지막에는 이 모든것이 그들에게 필연임을 보여줌으로써 이 세상 모든 이치는 정해진 대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철학적 가르침을 주고 있다.
그렇게 본다면 외계인과 미스터리 써클은 이러한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에 불과하다는 느낌마저 준다.
<이후 스포일러 있음>
천식으로 고생하던 아들 모건은 천식덕분에 외계인의 독가스에 감염되지 않아 목숨을 건질수 있었고
딸 보의 결벽증으로 집안 곳곳에 놓아둔 물컵으로 인해 물에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는 외계인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파워베팅을 자랑하던 전직 마이너리거 메릴은 마지막에 결정적으로 외계인을 야구방망이로 때려 잡는다.
아내의 죽음으로 하나님을 증오하며 신에게서 등을 돌렸던 그래함은 이 모든 것을 절대적인 신의 이치로 깨달으며 다시 신부의 옷을 입는다.
"인간은 두 부류로 나뉘지. 한 부류는 행운을 우연 이상의 징조로 받아들이고 절대자가 존재한다고 믿지. 또 한 부류는 그저 운일 뿐이라고 생각하지. 넌 어느 쪽이야?”라고 말하는 극중 그래함의 대사에서 처럼 샤말란 감독은 세상의 모든 이치를 절대적인 신의 필연이라는 종교적 메세지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영화 싸인을 통한 그의 메세지가 우리에게 얼마나 설득력을 주느냐는 보는 관객의 개인적인 판단에 맡길수 밖에 없지만, 이번 영화를 통한 M. 나이트 샤말란의 새로운 시도는 전작인 식스센스를 넘어 그의 7번째 감각을 보여주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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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대로 반전만을 감독에게 기대해서는.....감독의 새로운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한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