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을 봤다. 폰에 대한 나의 정보는 '하지원이 나오는 공포영화'가 전부였다. 딱히 공포영화가 좋거나 하지원이 좋아서 본 건 아니다. 단지 공포영화는 극장가서 봐야 더 재미있다는 게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에..혼자의 몸으로 씩씩하게 봤다.. (극장에서 봐야 꺅꺅 하는 재미와 음향으로라도 보져~) 특히 꺅꺅~ 이거 되게 재밌다. 그래서 주변 여자분들이 꺅꺅~ 소리질러 줄 때마다 얼마나 고마운지 아마 아무도 모를꺼다. 친구녀석중에 공포영화를 보면 한 반쯤 못 보는 녀석이 있었다. 두 눈은 꼭 감은 채 소리만 지르고 내 팔만 붙들고 벌벌~ 떤다. 그러면서도 공포영화는 되게 좋아한다~ ^^ 지금은 시집을 가버려서 덕분에 공포 영화도 혼자 보는 처지가 됐지만..모 그래두 주변분들이 참 많이 도와준 '폰'이었다.
그리고 극중의 그 꼬마의 연기.. 참 증말 공포 영화답게 기분 나쁜 연기 였다. 아마도 내 기억에 엑소시스트 이후로 젤로 기분 나쁜 꼬마였다. 공포 영화 답게 곳곳에 깜짝 깜짝 놀래켜 주는 씬도 많았고.. (근데 몇 몇 씬은공포라기 보담은 훌륭한 음향시설 효과와 함께 옛날에 애덜이 장난치는 '왁~'하고 놀래키는 류의 씬~!이었다.) 복선이 좀 깔려서 뒤의 스토리를 추측하게 하긴 하지만 스토리도 그 정도면 탄탄한 편이고, 나름대로 반전도 있고.. 공포영화의 A.B.C등을 두루 갖춘 영화라 할 수 있다. 글고 맨 마지막 장면은 어디서 본 듯한 연출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장면이 가장 공포(?)스런 장면이라 할 수 있겠다. (아 지금 쓰면서 돌이켜 생각해보니...맞다 맞아~ 그 장면이 그래도 젤로 기분 나쁜 장면이었다. ^^ ) 꼬마의 그 기분 나쁜 일련의 행동들보담 그 장면이 가장 기분 나빴으니 그 장면이 이 영화의 압권이라 할 수 있겠다.
내 개인적인 생각은 공포영화는 보고 나서 기분이 아주 나쁘고, 찝찝하면 잘 된 영화고..자려고 눈을 감았는데 장면 장면이 생각나면서 잠이 잘 안오면 명작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분류로 분류하면 '폰'은 잘 된 영화로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단순한 분류법이지요? ^^) 어째든 이 더운 여름 시원한 극장에서 잠깐씩 간담 서늘케 하는 영화를 찾으신다면.. 폰도 나쁘진 않을껏 같다.
덧말: 공포영화를 안보는 내 여동생...도대체 스토리가 어떠냐고 물어보길래 어차피 안 볼 애라 열씨미 자세하게 스토리를 얘기 해줬더니.... 듣구 나서 한다는 소리가 ... '그러게 난자는 아무데나 흘리구 다니믄 안된다니깐~'이란 단 한마디 말로 나를 쓰러지게 했다. 증말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훌륭한 동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