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상영이 거의 끝날즈음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포스 카인드를 보게 되었다.
토요일 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여유있는 좌석에 편안히 누워서 본 것도 괜찮았고, 디지털 상영이라 화질이 좋았던 것도 괜찮았다.
하지만 영화는 아니다.
스포일이 될까하여 영화에 대해 말은 안하겠지만.. 불행하게도 미리 사전 정보를 알고 간 터라서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내가 기대했던 것은 SF적 소재, 연출, 촬영, 편집, 음향을 즐기고 싶었던 뿐이다.
그러나 그 어느것도 만족시켜주지 못했다..
누가 말했던 것처럼 이제 페이크적인 요소는 이미 질릴대로 질렸고..
SF적인 상상력 부재, 공포적 요소를 제거해버린 느릿느릿한 연출, 다큐적 요소를 강조하다 못해 정지되어 있는듯한 카메라, 전혀 고심한 흔적이 없는 나열형 편집...
결정적으로 밀라 요보비치의 책 읽어주는 연기(모든 연기자들이 형편없는 대사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에 맥빠지는 연출까지 더해져 영화 보는 내내 한숨만 나왔다.
거의 같은 장소의 씬이 시간나열형으로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제작비는 많이 아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오프닝에서 알래스카 노엄시라는 곳을 비행기로 찍은 장면에 제작비를 다 쓰지 않았을까? 게다가 내용이 좀 늘어진다 생각되는 부분에서 어김없이 오프닝에 사용되었던 멋진 풍광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여자친구는 국내의 완벽한 마케팅에 페이크적인 요소를 모르고 재미있게 봤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 요소를 제거하면 한 편의 맥빠지는 실패한 B급 영화일 뿐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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