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채플을 빼먹기로 마음먹고 본 [인빅터스: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이 영화를 본 후, 주위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봤노라고 자랑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영화인지 전혀 몰랐다. 하긴, 나도 처음에는 전혀 몰랐다. 어느 동생이 이거 본다고 했을 때, 호기심에 예고편을 봤는데, 완전 필이 꽂혀서 당장 이틀 후에 조조로 보게 되었다.
내용은, 1995년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 대통령(모건 프리만)이 인종차별의 잔재를 청산하며 백인들도 포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며, 마침 그 해에 있었던 남아공 럭비 월드컵에 출전하는 대표팀 주장 프랑소와(멧 데이먼)를 만나, 국민 화합과 단결을 위해 우승을 부탁하며, 두 사람 간의, 또 여러 사람간의 소통이 시작되는 것이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소통에 대해 다루었다.
만델라와 프랑소와, 흑인들과 만델라, 경호실의 흑인과 백인들, 럭비팀과 흑인 아이들, 또 많은 액스트라들 끼리의 소통-
서로 이해하고 포용하기는 커녕, 이전에는 서로 감옥에 쳐넣고 무시하고 경멸하고 증오했던 그러한 사람들이, 럭비라는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되어가며 서로 이해하게 되어가는 내용이다.
사실 스포츠로 화합하고 단결한다는 것, 2002년 월드컵을 경험한 한국사람들에게는 너무 익숙하고 친밀한 소재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스포츠 행사가 그랬듯, 화합은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시즌 때 뿐이고, 그 후의 일상생활은 다시 분열과 다툼으로 돌아가고 만다.
그런데 만델라는, 럭비를 단지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한 것이 아니라, 인간적으로, 진심어린 응원을 통해 프랑소와와 소통한다. 프랑소와 또한, 만델라가 갇혀 있던 감옥을 방문하며 그의 관용정신에 감동하며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작은 소통들이 모이고 모여, 현재의 남아공을 만들어가고 있다.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흑과 백의 화합이, 차별이 가장 심했던 아프리카 최남단의 한 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사실 영화 자체만 두고 본다면, 난 10점만점에서 7.5 정도 주고 싶다. 영화는 재미있고 감동적이었지만, 그 감동을 뽑아낸 연출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또한 럭비 경기는 꽤나 볼만했으나, 그로 인해 이것이 스포츠 영화인지, 인권과 화해를 다룬 휴먼 드라마인지 짬뽕이 되어가며 묘하게 색이 흐려진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래도-
나는, 정말 모든 한국인들이 이 영화를 한번 봤으면 좋겠다.
지금 이 땅 위에 절실히 필요한 두 단어, '관용'과 '소통'
남과 북이, 동과 서가, 빈과 부가, 진보와 보수, 노와 사, 야와 여가 서로 이해하고, 관용하고, 용서하고, 소통하고자 할 때.
그 때, 우리 모두가 바라는 기적, 인빅터스가 이 땅 위에도 일어날 것이다.
끝으로, 넬슨 만델라가 30년간 감옥에 있으며 영감을 받았던, 윌리엄 어네스트 헨리의 시, Invictus를 소개한다.
Out of the night that covers me, Black as a pit from pole to pole, I thank whatever Gods may be For my unconquerable soul.
In the fell clutch of circumstance I have not winced nor cried aloud Under the bludgeonings of chance My head is bloody but unbowed.
Beyond this place of wrath and tears Looms but the horror of the shade And yet the menace of the years Finds and shall find me unafraid.
It matters not how straight the gate, How charged with punishements the scroll, I am the Master of my Fate I am the Captain of my Soul. |
나를 감싸고 있는 밤은 온통 칠흑 같은 암흑 억누를 수 없는 내 영혼에 신들이 무슨 일을 벌일지라도 감사한다.
잔인한 환경의 마수에서 난 움츠리거나 소리내어 울지 않았다. 내려치는 위험 속에서 내 머리는 피투성이지만 굽히지 않았다.
분노와 눈물의 이 땅을 넘어 어둠의 공포만이 어렴풋하다. 그리고 오랜 재앙의 세월이 흘러도 나는 두려움에 떨지 않을 것이다.
문이 얼마나 좁은지 아무리 많은 형벌이 날 기다릴지라도 중요치 않다. 나는 내 운명의 주인 나는 내 영혼의 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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