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 없습니다. :-)
시나리오 자체는 그리 참신하지 않습니다. 영화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관객은 '보편적'인 윤리관을 품은 채 익숙한 결말로 흘러가지 않을까 하는 추측하게 돼죠.
그러나 남자 주인공의 판단과 결정은 예측을 좀 빗나갑니다. 그 담담함이 못내 서글펐지만, 한편으로는 거기서 거기였던 비슷한 영화들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그보다도 최소한의 장치만으로 근원적 고독과 갈등의 복잡다단한 심리를 표현해낸 감독의 명민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3D나 아이맥스관이 아니면 봐도 본 게 아니라는 영화들이 극장가를 점령하고, 어떻게 하면 더욱 현란한 비주얼을 창조할 것인가가 영화계의 지대한 관심사인 요즘, 극찬할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이렇게 인문학적인 고민들을 바탕에 꽉꽉 채워넣어 만들어진 작품을 보게 되어 기뻤습니다. 차기작이 기대되는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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