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영화는 <블레어위치>나 <파라노말>과는 다르게 좀 더 자료를 모으고 나름 머리를 쓴 영화라고 보았다. 앞의 두 영화는 '이 자료는 실제 있었던 일을 담은 영상입니다.'라고 하여 우리가 보는 영화영상 자체가 실화영상이라고 하여 그 상황에 빠져들게 하는 단순 시츄에이션극이었다.
하지만, <포스 카인드>는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위해 실제영상과 재연영상을 섞으면서 보여드립니다.'의 형식이었다. 이 부분에서는 사실 본인도 관객들의 평도 왈가왈부하는 편이다. 왜 정신없고 산만하게 굳이 '밀라 요보비치'가 나와서 재연을 했냐 이것이다. 실화라고 주장하는 다큐같은 영상만 보여줘도 충분히 무섭고 흥미로울텐데말이다. 그렇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영화가 써먹은 기법이 있었기 때문에, '밀라 요보비치'라는 스타를 어느정도 내세워 만든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흥행성을 좀 더 노린게 아닌가 싶은데, 그러면서 영화의 집중도와 흥미도는 반감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우리가 아는 스타의 등장이 '실화'라고 주장하는 영상과 내용의 신뢰도를 더욱 떨어뜨린 셈이다. 물론 모든 게 거짓으로 만들어낸 영상이라고 해도 말이다. 이전 영화들이 '완벽한 페이크 다큐'의 기법을 쓴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었다.
그래도, 이 영화가 흥미롭고 재밌었던 건 보여준 영상들은 거짓이었을 정, '외계인의 존재'와 '접촉'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을 공포스럽고 미스테리하게 그려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촘촘히 쌓여진 영화적 내용들은 모두 '허구'에서부터 시작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알래스카, 외계인의 존재, 여러 신비로운 현상들'... 어느정도 존재했거나 소문으로라도 존재했던 내용들을 모아서 만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처음의 '완전부정'에서 흥미로운 '관심의 영역'으로 영화는 흐르기 시작했다.
이 영화의 재미는 두 가지로 나뉜다. 한마디로 '영화적인 재미'와 소재인 '외계인의 존재와 접근'에 관한 재미이다. 영화적인 재미면에서는 생각보다 약할지도 모른다. 이미 '거짓영상'이라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재적인 재미면에서는 매우 흥미로웠다고 생각된다. 특히 '공중부양씬'은 내용의 흐름에 적절하게 나와서 보는 이도 쇼킹하게 받아들일 정도였다.
영화 <포스 카인드>는 처음부터 배우 '밀라 요보비치'가 본인으로 나와서 "이 사실을 믿든 안믿든 그것은 여러분의 판단입니다."라고 말한다. 이 부분은 같이 본 친구가 가장 짜증났다고 한 부분으로, 그게 영화의 진실성을 더 흐릿하게 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것 같아서 맘에 안 들었다고 한다. 그렇다. <포스 카인드>는 영리하게 처음부터 대사로써 관객들의 심중을 흐려놨다. 믿고 싶으면 믿고, 아니면 말고~ 한 마디로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면서 '책임감'을 내려놓는다. 믿으면 더 재밌게 같이 빠져들 것이고, 안 믿으면 그냥 지나가는 풍문일 뿐이지~ 라면서.
자극적인 소재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펼쳐놓는 이 영화 역시 결국은 '하나의 쇼킹한 기획성 상품'으로 볼 수밖에 없다. 사실, <블레어 위치><클로버 필드><파라노말 액티비티>도 장르적 새로움이나 흥행성을 노린 것이지 여기서 그 이상의 뭔가를 기대하기 힘든 영화들이었다. 그나마, <포스 카인드>는 '존재가능한 외계인'을 다뤄서인지 더 흥미롭게 느껴졌다. 'X파일의 페이크 다큐재연영화' 버전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하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이자면 본인은 <파라노말 액티비티>보다는 조금 더 재밌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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