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중이거나 사랑을 꿈꾸는 사람들에겐 행복한 날이지만 짝을 찾아 지금도 헤메이거나 짝을 필요로 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그냥 평범한 혹은 빨리 지나가버리기를 바라는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그대를 생각하고 기쁘게 해 주고 싶은 마음에 선물을 고민하는 시간이 그저 행복하기만 했던 시간이 흘러 이제는 편의점에 수북이 쌓인 초컬릿과 사무실 책상 위에 덩그러이 놓여 있는 의미없는 초컬릿 몇 조각으로 발렌타인데이를 떠 올립니다. 상술에 휘둘린다는 의견도 있지만 굳이 초컬릿이 아닌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선물을 건네며 사랑한다는 감정을 전한다면 나쁘게 받아 들일 이유는 없어 보이는 사랑을 전하는 날인 바로 <발렌타인데이>.
모두들 아름답고 행복한 사랑을 꿈꾸지만 그런 짝을 빨리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Happy'가 아닌 'Hate'가 되어야 하는 솔로들에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그 사랑을 활활 타오르도록 더 이상의 화려한 캐스팅은 없을 것 같은 할리웃 배우들의 총출연작인 <발렌타인데이>는 로맨틱 코미디의 거장인 게리 마셜 감독을 통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귀여운 여인>, <프린세스 다이어리>등을 통해 그와 인연을 맺은 배우들과 그를 존경하며 사랑 이론에 동참하고 싶어 한 배우들의 출연으로 내용만큼이나 화려한 영상을 선보이는 <발렌타인데이>에는 칠순이 넘은 감독의 풍부한 인생 경험 속에 연인만의 사랑이 아닌 다양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워낙 많은 스타들이 출연하다보니 상당히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가 전개되는 듯 하지만 큰 줄기로 정리해보면 버넷(애쉬튼 커쳐)과 줄리아(제니퍼 가너)를 중심으로 그들과 연관된 사람들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초등학생 소년이 꿈꾸는 사랑부터 이미 황혼을 지난 세월에도 사랑하는 노부부의 사랑등 세대별 사랑에는 선생님을 사랑하는 학생이나 동성 간의 사랑 그리고 자식을 사랑하는 엄마와 불륜의 사랑까지 우리가 사랑으로 떠올리게 되는 많은 종류의 사랑을 감독 특유의 로맨틱한 영상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어떤 커플의 사랑은 쉽게 드러나 어떤 결말인지 연상되지만 어떤 커플은 누굴 사랑하는지 모호하게 전개되다가 결말에 드러나는 사랑의 대상이 밝혀질 때 오히려 놀라움과 함께 눈시울이 붉어지는 진한 감동도 느껴집니다.
아직까지 찾아 헤메던 내 반쪽을 찾지 못한 분들이라면 게리 마샬 감독의 조언대로 주위를 둘러 보세요. 진정한 베프가 어쩌면 그토록 찾아 헤메던 반쪽일지 모릅니다. 사랑의 순간이 지나 행복한 결혼을 꾸리는 커플들을 보면 어느새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인생을 함께 걷고 있는 공통점이 있으니까요. 비록 상처를 받더라도 사실을 말해 주는 것이 사랑이고 발전되는 것이 아닌 순간에 빠져드는 것이 사랑이라 하며 상대방의 허물을 감싸주고 포옹해 줄 수 있는 것이 사랑이며 사랑하는 사람과 한 순간을 함께 하기 위해 14시간의 비행을 감내해야 진정한 사랑이라 합니다. 때로는 웃음으로 때로는 사랑스런 감동으로 125분을 화려하게 그려 낸 <발렌타인데이>는 화려한 스타들의 모습 뿐 아니라 후회없는 사랑을 위한 인생 대 선배의 가르침이 앞으로 남은 인생을 지금보다 더 사랑하며 살려는 마음을 갖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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