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헌책방에서 만났던 니콜라. 영화 개봉을 앞두고 오랜만에 찾아 읽어봤는데 의외로 에피소드들이 새록새록 기억이 났습니다.
원작은 콩트식으로 호흡이 짧아 읽기는 편하지만 한 편의 영화가 되기는 힘들기 때문에 원작과는 이야기가 많이 다르겠구나 생각하고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이런 짧은 이야기들 사이에서 사건들을 잘 뽑아냈더군요. 그래서 원작을 생각하면서도 또한 새로운 니콜라를 보는 기분으로 재미있게 봤습니다.
영화를 본 계기의 90%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아이들을 맡은 배우들의 외모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귀엽고, 출중한 아이들만 뽑아놨는지, 예고편을 보면서도 감탄했는데 직접 보니 정말 하나하나 다 귀엽고, 사랑스럽더군요.
사실 원작에 충실하게 하고자 한다면 영화보다 시트콤이 더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드라마나 시트콤은 현실에서 아이들이 자라는 속도를 생각하면 힘들겠구나 싶었습니다.
어쨌거나 아이들이 온갖 말썽을 부리는데도 그 사랑스러운 외모가 모든 것을 넘어가게 만듭니다.
사실 원작에서도, 영화에서도 니콜라와 그 친구들은 말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하고, 어른들이 흔히들 생각하는 순진무구한 아이들은 아니거든요.
돈을 벌기 위해 사기도 치고, 부모님에게 버려지지 않기 위해서 뇌물을(?) 바치고, 동생을 없앨(?) 계획도 짜는 그런 영악한 꼬마들이죠.
하지만 이 영악함은 그 못지 않은 아이다운 점 때문에 상쇄되고 결국 웃음만 납게 됩니다.
그리고 꼬마 니콜라를 차지하는 또 한 부분은 이 어른을 닮았지만, 또한 아이다운 니콜라와 친구들과 니콜라의 부모님 등으로 대표되는 어른들 간의 대비이기도 합니다.
원작에서도 그런 대비가 많이 나오는데, 영화에서도 선물 감사 편지 에피소드와 사장 부부 저녁식사 초대 에피소드를 넣어 원작의 그런 성격을 넣었더군요.
단지 원작은 니콜라의 시각에서 모든 사건을 해설하기 때문에 어른들의 위선이 니콜라의 입과 눈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폭로되는데 비해, 영화는 (물론 니콜라가 해설을 하기는 하지만)장르 특성상 보여주기 위주다 보니 그 점이 약해지는 것이 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앞서도 계속 말했지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배우들로 시각적 만족도가 높다는 점도 있습니다.
영화는 선생님이 '나의 꿈(장래희망)은 무엇인가'라는 작문 주제를 내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이야기나 사건들을 좌우하는 것은 동생 문제이긴 하지만, 첫 시작에서 친구들을 소개하는 데에도 유용했고, 후에 영화를 깔끔하게 끝내는 데에도 이 첫 부분이 도움이 됩니다.
결말에서 니콜라는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장래희망, 꿈 같은 것을 가지게 되는데요.
개인적으로 니콜라가 밝히는 그 꿈이 저는 이 영화를 감독한 감독 자신 또 니콜라를 지은 르네 고시니나, 일러스트레이터인 장 자크 상페까지도 염두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원작 안의 여러 에피소드에서 사건을 가져와서 하나의 테마로 잘 연결했고, 결말 역시 깔끔하고, 니콜라답다고 생각합니다.
덧) 하나. 인터넷에서도 돌고 있는데, 영화 도입 부분에 장 자크 상페의 니콜라 일러스트를 팝업북처럼 보여주면서 영화 소개를 하는 점이 무척 좋더군요.
둘. 영화 첫 부분에 코러스의 주인공 음악 선생님이 역시 음악 선생님으로 살짝 등장했습니다. 보고 풋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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