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가엔 미소가... 마음엔 행복이... ★★★★
동생이 태어나는 바람에 부모의 사랑을 뺏겼다고 투덜거렸던 요아킴(비르길 티라르)이 학교에 나오지 않자 부모가 버린 것이라는 소문이 아이들 사이에 나돌기 시작한다. 때맞춰 티격태격하며 자주 싸우던 아빠 엄마의 사이가 갑자기 좋아지자 니콜라(막심 고다르)도 요아킴과 같은 처지가 될까봐 불안해하며, 친구들과 부모에게 버림 받지 않기 위해 여러 작전을 시도하지만 자꾸 일은 꼬여만 간다.
보는 내내 나도 모르게 입가엔 미소가 흐르고, 다 보고 난 후 행복한 마음에 젖게 하는 영화들이 있다. 대체로 이런 영화들엔 악인이 등장하지 않으며 아이들이 주인공인 경우 동심을 이용하지도, 아프게 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나름 적당한 긴장감과 재미가 넘쳐흐른다. <스윙걸즈>가 그랬고 <날아라 허동구>가 그랬으며, <꼬마 니콜라>도 그렇다.
아주 오래 전에 봤던지라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원작 <꼬마 니콜라>의 느낌은 단순한 듯하면서도 그림 자체에서 장난꾸리기의 포스가 느껴지던 만화로 기억된다. 그러나 원작을 안 봤다고 해도 영화를 보는 데는 하등 문제가 없다. 그건 이야기 자체가 아이들의 소동극을 그린 것인 만큼 어렵고 심각한 것과는 (물론 영화 속 아이들이 매우 심각하지만) 거리가 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수많은 캐릭터들을 능숙하게 조련해내는 영화의 만듦새 때문이다.
이 영화엔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주인공 니콜라부터 해서 그의 부모님, 그리고 여런 선생님들, 무엇보다 니콜라의 친구들이 여럿 등장한다. 영화는 초반부에 이들을 차례차례 짧은 시간동안 소개한다. 그런데 단 한 장면의 소개만으로도 각각의 개성과 특징들이 분명히 구분될 정도로 뚜렷한 인장을 남긴다. 당연하게도 이는 원작의 개성에 힘입은 바 크겠지만, 이를 영화로 구현해 내는 건 또 다른 문제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영화는 유쾌하고 흥겹다. 영화 상영 시간 내내 자잘한 웃음들이 끊이지 않으며, 화면에서 시종일관 뛰고 노니는 장난꾸러기들을 보노라면 자연스럽게 지나가버린 어린 시절이 떠올려지며 미소가 머금어진다. 그렇다. 영화 <꼬마 니콜라>는 번잡하고 힘겨운 현실을 탈출하고픈 어른들의 판타지로 기능한다.
우리의 꼬마 니콜라는 미래에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묻는 담임선생님의 질문에 섣불리 답을 하지 못한다. 니콜라는 딱히 되고 싶은 게 없다. 왜냐면 니콜라는 친구들과 아무 걱정 없이 뛰노는 게 너무 행복해서 현재가 그대로 유지되기를 바라고 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들어, 이 영화의 기본 가치관이 보수적이라는 지적은 가능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문제를 덮어도 좋을 만큼 이 영화는, 그리고 니콜라와 아이들은 너무 사랑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