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view
아직 소설을 읽어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감히 성서에 비견되는..'이라는 문구가 궁금증을 크게 유발시켰던 원작 소설이 빠르게 영화화되어 나왔다.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모르기에 더욱 궁금했던 영화. 미래를 어떻게 그려냈을지(꼭 미래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 안에서 무엇을 담아냈을지..
미래 시점의 종말론적인 세계를 보여주는 영화들은 참 많았다. 공포, 액션, 스릴러 장르 위주로 한 장르 혹은 두 장르 이상을 혼합시켜서 어두운 시대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영화들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이 영화는 좀 달랐다. 딱히 그렇게 미래인듯 하지도 않은, 시점도 원인도 알 수 없지만 자연 위에서 군림하려던 인류가 자연에 무릎꿇게 된 세상을 그린다. 온세상이 잿빛으로 물든 절망조차도 무의미하게 다가오는듯한 세상에 남겨진 인간을 보여준다.
아버지와 아들은 사는 것보다는 죽는게 나을 수도 있는, 얼마남지 않은 인류도 인간다움을 잃어가는 현실에서 간신히 살아간다. 아들은 이 전의 세상을 몰라서인지 이런 세상 속에서도 더욱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천사만이 아닌 어쩌면 모든 사람들에게 천사같은 존재일 수 있는 아들만을 위해 사는 아버지. 이 부자 간의 사랑과 인간다움, 그리고 더욱 절망스러울 때 빛을 발하는 희망같은 것을 이 영화는 담고 있다.
가장 어둡고 절망적인 곳에서 가장 고귀한 것을 그려내면서 이 영화가 숭고하게 느껴지게 된다. 무겁고 어두우며 약간은 지루할 수는 있지만 깊이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주제를 다룬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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