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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io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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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3 오전 2:4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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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망, 참 무서운 열병이자 마약이다. 관심을 받고 사는 사람들의 열정은 언제나 그 관심에 자신의 생명도 불사한다. 그래서 남들의 주목을 받기 위해 남들이 감히 다가서지 못한 것들을 하게 되고 그에 따라 Performance는 과도해지는 것만 같다. 아마도 그런 열정 때문에 무대에 오르기도 하고 높은 꼭대기에서 줄타기도 하도록 이끄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Man on Wire’라는 Documentary 영화까지 나왔나 보다. 이 영화는 아련한 추억도 갖고 있다. 현존하지 않은, 한 때 세계에서 가장 큰 건물이면서도, 9.11 테러의 대상으로 지금은 이세상에 없는, 쌍둥이 빌딩이란 별칭도 갖고 있었던, ‘World Trade Center(WTC)’를 공간적 배경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로부터 거의 35년 전에 기막힌 이벤트 하나가 이 비극적인 장소에서 벌어졌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란다. 이 건물의 사연은 언제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이제 새로운 건물이 그 건물 잔해를 뒤로하고 세워질 것이기에 또 다시 어떤 기막힌 일들이 벌어질지 벌써부터 궁금할 정도다.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사실로 인해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얻게 되어서인지, 희극이든 비극이든 많은 일들이 다양하게 벌어지나 보다. 줄타기는 그 자체로 위험한 Performance다. 가느다란 줄 위에서의 묘기는 언제나 위험한 예술의대명사일 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극도의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가장 공포스런 공연 중의 하나이다. 인간의 가학성이 드러난 이 공연은 그래서 공연자의 위험을 담보로 이루어지는 인간의 비겁한 인식이 숨어 있다. 모험으로 표현되는 위험하고 외로운 공연을 보면서 느끼는 짜릿한 자극성이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고 극도의 즐거움과 향연을 제공하니까 말이다. 독하다고 할까? 이런 위험한 줄타기를, 자신의 의식주 해결만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닌, 인생의 즐거움과 기쁨을 위해 하는 사람들은 위험을 인생의 낙으로 승화시킨 자들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즉, 단순히 의식주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한다면 기쁨과 희망이 부재하기에 이미 포기하거나 시작부터 하지 않을 것이다. 삶을 영속시킬 수 있는 것이 단지 물질적인 충족만은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이리라. 그런데 이런 외롭고 위험한 공연을 자신의 즐거움과 매력으로 느끼면서 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그런 사람들 중 하나가 필리페 페티(Philippe Petit)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40년도 전인 시기에, 위험천만한 공중 Performance를 실행한 어느 줄타기 하는 프랑스 남자가 있었다. 프랑스의 ‘Norte Dame 성당’과 호주의 ‘the Harbor Bridge에서,’ 이름만 들어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유명하면서도 높은 장소들인 이 곳에서 그는 줄타기를 했다. 둘 다 높은 건물이다 보니 그곳에서 줄타기를 한다는 것은 목숨을 건 행위이다. 그런 곳에서 줄타기 Performance를 필리페 페티(Philippe Petit)는 시도했고 또한 성공했다. 이런 그의 Performance는 그의 일생에 굉장한 활력을 가져다 주었나 보다. 그의 목숨을 건 행보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고, 마치 그 관심에 취하듯, 그는 계속해서 더욱 위험한 공연을 시도하려 한다. 그에게 확실한 것은 이런 이벤트의 끝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고 항상 무언가를 찾아 떠나는, 즉 끝없는 불만 속을 거니는 것만 같았다. 어디에선가 또 해야만 하는 마약과 같은 중독성에 이끌려 페티는 또 한번 위험한 장소로 관심을 쏟게 된다. 그리고 그가 선택한 것이 바로 미국의 쌍둥이 빌딩인 ‘WTC’이다. 까마득한 과거는 아니지만 이미 과거가 된 그 때의 이벤트의 과정을 2009년도에 제작됐다는 것은 어쩌면 너무 많은 시간이 흐른 것만 같다. 그래도 시간과 상관없이 어느 줄타기의 명수가 벌인 이 세계의 Performance는 분명 흥미롭다. 영화의 문구처럼 “불가능에 도전하는 게 진정한 도전”이라는 문장은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고 평범을 거부하게 하는 마력이 있다. 그래서 아무도 시도하지 못할, 아니 아무도 그러고 싶지 않은 이벤트를 하게 되는 페티는 자신의 목숨을 거는 도박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Norte Dame 성당이나 the Harbor Bridge 역시 높이에서 차이가 있을 뿐,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줄타기의 위험한 매력은 어느 높이에서 실행이 되든 목숨을 거는 만큼 그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 마찬가지로 위험할 뿐이다. 그러나 좀 더 강한 것을 원하는 욕구에 휩싸여 더욱 높은 것을 선택하게 됐고, 그래서 거기까지 갔나 보다. 1974년 그의 모험은 어려움 속에서도 이루어진다. 마치 마술처럼 말이다. 엄청난 높이에서의 그의 공연은 45분간이었지만 그의 남은 인생에 결코 잊지 못할 몇 십 년의 기억을 남겼다. 너무나 극적이어서일까? 이벤트를 위해 사는 사람의 말로는 너무 비극적으로만 보였다. 마치 인간의 희극 한 편이 끝난 후의 삭막한 분위기를 느낀다고 할까? 한 번 공연을 끝낸 줄타기의 명수는 계속 다른 곳을 찾아 떠나야만 하는 비극적인 윤회를 하고 만다. 어떤 것을 충족시켜야 하는 것을 모르는 나그네처럼 그는 좀 더 자극적이고 위험한 높이의 장소를 찾으려 떠나려고만 했다. 그를 통해 얻는 유명세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아니면 끝나고 난 후의 환영하는 사람들의 눈빛을 결코 잊지 못해서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위험한 만족을 위해 가는 상황이 언제까지 갈 수도 없지만 그런 Performance는 결국 주변의 사람들을 잊게 만드는 무서운 파탄을 숨기고 있다. 그래서 WTC Performance 이후 그의 주변에 있었던 친구와 동료, 그리고 그를 사랑했던 여인 역시 떠나갔다. 영화는 이렇듯 마지막의 반전을 향해 쉼 없이 흘러온 것이다. 다큐멘터리 영화였지만 더없이 극적이었다. 또한 이상하지만 인생의 긴박한 반전과 우울한 외로움이 존재했다. 주인공은 확실히 혼자 남게 되고 말았다. 1974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단순히 지금은 없는 WTC라는 건물의 아름다운 과거를 추억하기 위해 만든 것도 아니고, 1974년 벌어졌던 믿기지 않은 줄타기만을 보여주려는 것도 아니다. 영화는 어느덧 하나의 목적으로만 가려는 맹신에 가까운 열정을 담은 어느 남자의 후편을 보여주면서 열정에 사로잡힌 것의 위험성도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끝없는 열정을 위해 또 다른 뭔가를 찾으려고만 했던 남자는 자기와 함께 한 사람들 하나하나가 떠나가는 것을 보고 말았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신과 함께 한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 같았고, 멈출 수 없는 자신의 열정으로 인해 타인을 힘들게 한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열정을 멈추지 못하기에 자신의 오랫동안의 동지이자 친구였던 남자는 떠났고, 그를 소중하게 사랑했던 여인 역시 더 이상 함께 하지 못했다. 위험한 공연의 대가치곤 너무 값비쌌다. 영화는 관객에게 환상을 주면서도 인생이란 어떤 것일까 하는 의문도 남기게 해준다. 주인공 페티는 다시 한 번 그때의 열정을 보상해줄 Performance를 계획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새로 지워질 WTC의 대체물 위에서 위험한 줄타기 공연을 할 지 모르겠고, 어쩌면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높은 봉우리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때의 공연은 아마 다른 사람들과 할 것만 같다. 자신의 열정을 이해하고 함께 해줄 동료가 바뀐다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썩 유쾌한 상황은 아니다. 인생에서의 인간관계의 약한 면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또한 자신의 열정 속에 타인의 고마움을 너무 쉽게 잊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혼자만의 일이 아닌데도 이상하리만치 혼자만의 인생으로 생각하는 인간의 본질적인 약점은 확실히 타인을 힘들게 하며, 동시에 불행한 인생을 만드는 원인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래서 이별이 자행되는 것만 같다. 이 영화는 그런 약점을 결코 놓치지 않고 보여준다. 영화의 진수는 줄타기를 보여주면서 그 뒤편에 숨쉬는 인간의 이기적인 면을 놓치지 않고 보여주는데 있는 것만 같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의 노년의 Petit의 혼자만의 줄타기 공연은 한없이 외로워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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