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필실종사건>의 강석범감독이 선택한 2007년 31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인 동명소설 <걸프렌즈>의 동명영화
는 현실적으로 공감하기 힘든 소재를 다루고 있다. 전혀
단순하지 않은 연애의 문어발식 상황을 독특한 그룹과 공감
대의 친구들로 소화시키려 하는 어긋난 발상이야기를 풀어내는
소설의 원작이야기만큼 영화는 자연스럽게 그 모든 면을 그대로
분출하고 있다. 5년동안 기획안을 한번도 통과시킨 적 없는 29살
의 아슬아슬한 유턴기를 맞이한 한송이(강혜정)는 의상디자인과
출신의 자신의 장점을 살리지도 못한채 쓸쓸한 솔로타임을 보내고
있다. 그녀의 사무실에는 그녀의 옆에서 항상 이국인의 매력에
눈을 돌리며 다른나라 남자와의 행복한 웨딩마치 울리는 꿈을
꾸며 타국어 배우기에 열심인 수경(최송현)과 자신의 인생의
단짝이자 서로의 고민을 잘아는 베스트 프렌드인 현주(조은지)가
있다. 그리고 그녀의 어머니(김혜옥)는 샐러리맨으로 오직 집과
회사밖에 모르던 아버지의 바람한번에 이혼한 상황으로 아버지는
택시기사로 전업한 상태에 있다. 그런 송이의 솔로의 위기를
타도할 한 매력적인 남자 진호(배수빈)와의 관계가 급진전되는
계기는 키스한번이다. 능숙하고 피겨스케이팅의 레이백과 비엘만
스핀에 비견하면서 묘사되는 상황은 그 남자가 여자를 잘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송이는 그런 상황에 앞서 그의 키스한번에
사랑에 퐁당 빠져 버리고 만다. 진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채 연애
를 시작하는 송이는 한편으로는 상당히 가벼운 이미지의 모습을
보인다. 회식2차때 술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남아 남자친구가 생기면
가보고 싶은 곳이 남산타워라는 대화속에 발생한 키스상황 한번으로
진지하게 연애상황으로 간 두사람의 관계와 함께 급진전되는 상황을
보여주는 두 사람이 성관계까지 가는 상황의 연결은 상당히 부자연
스러운 모습을 연출한다. 물론 원작에 충실한 진행이라고는 하지만
영화속에서는 사뭇 그런 부분들을 새롭게 꾸며줄 장식이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영화 초반에 이미 사랑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송이
는 진호의 여자관계에 대해 의심을 시작하고 만나게 되는 진호의
첫사랑이자 국내에 유명한 파티플래너 진(한채영)과 중성적 매력의
애송이 냄새나는 보라(허이재)의 등장으로 인해 영화는 본론으로
들어간다. 남자취향이 같은 여성들의 모임이라는 '걸프렌즈'를
제안하는 진의 제안대로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에게 우정을 나눌수
있게 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세 사람의 모습속에 보라의 집안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진의 집착에 가까운 소유욕등 개인
적인 문제또한 가볍게 다뤄지는 영화의 진행은 대부분 코믹한
상황을 이끌어 간다. 그리고 그것은 가볍지 않은 내용을 가볍게
승화시키려 하는 나름대로 신선한 시도의 움직임을 보이려 한다.
원작의 소설에 비해 새롭게 각색된 후반부의 내용들이 오히려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느낌을 주게 되는 것으로 참 씁쓸한
느낌을 준다. 분명 원작소설의 느낌과는 차별화된 영화만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려한 것 같지만 관객에게 접근하는 방식이
잘못된 것 같다. 원작에 충실한 부분과 함께 고려하지 않는것이
있다면 그것은 관객들에게 어필할수 있는 대중적인 느낌으로의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부분들을 캣취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분명 배우들은 자신들의 역활에 충실한 연기를 했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영화의 흐름속에서 진과 보라, 송이 그리고 현주까지
이어지게 되는 '걸프렌즈'의 공감대를 맞춰줄만한 무거움을
모두 버려두고 가벼운 내용으로 짜맞추려 했기에 바람 빠진
풍선처럼 볼품없는 찌꺼기만이 남은 듯 하다. 한마디로
새로운 사냥감을 잡으려다 잡았던 사냥감을 놓치고 남기게
된 공허함을 느끼게 만드는 인물들간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인물들이 엮어가는 재미를 만들어내는 것도 실패한
것 같다. 그 이상의 감상의 여지가 남지않는 그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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