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나라촌평 :
포스터와 영화의 제목만 보고 내릴 수 있는 견적은,
꽤 많은 등장 인물들이 나오고 얽히는 옴니버스 영화인 듯 하고,,
분명 사랑이나 그리움을 소재로 한 영화일 것이라는 거다..
조금은 다른 영화로 볼 수 있는 점이라고 한다면,
헐리웃의 입김이 전혀 작용하지 않은 프랑스 영화라는 정도다..
과연 이 영화는 위와 같은 선입견을 얼마나 깰 수 있을까?
Q) 이 영화, 따스한 영화이지만 삼삼하다?
이 영화는 각기 다른 6명의 에피소드를 공항을 중심으로 엮었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공항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 영화는 이제 죽음을 앞둔 다 자란 딸을 둔 어머니,
바람나 도망친 아내에게 방학이 끝난 딸을 보내야 하는 아빠,,
괴팍하기만 하고 슬럼프 덩어리인 작가,,
정말 아랍(?)틱 하게 생긴 정신과 전문의,,
20대 시절의 첫사랑을 찾아 프랑스를 찾은 할머니,,
든든한 직장를 등지고 새로운 삶을 떠나는 여자,,
미드 <24시>에 감정 이입한 청원 경찰까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나 조금씩의 관련을 가진 이 등장인물들이,
공항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영화스러운 인연을 맺어가는 과정을,,
많이 따스럽고 삼삼하게 다룬 영화였다..
따스하지만 삼삼하다는 의미, 그건 과연 어떤 의미일까?
이 영화에서 이와 같은 삼삼함을 주게 된 이유는,
공항에서 만들어지는 등장 인물들간의 관계가,,
정말 영화적 우연으로 점철된 상황 속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영화의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영화 속 인물들이,
공항에서 어떤 인연을 만들어가는가를 말하긴 좀 그렇지만,,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방금 위에 한 말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공항이라는 공간이 가지고 있는 성격이,
헤어짐과 만남의 무한 반복이라는 것을 부정할 순 없지만,,
그것이 너무나 필연적인 우연으로 점철되어 진행되었다면,,
영화 속 그 인연들에 웃음 짓기는 쉽지 않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따스한 영화였다..
이 영화적인 우연 속에서 만난 이들이 만들어내는 앙상블은,
인스턴트 조미료가 가미되지 않은 샐러드와 같은 맛이었다..
꽤 오래 고기 반찬만 먹다가 신선한 채소를 먹는 느낌이랄까?
영화의 재미와는 별도로 이런 느낌을 선사해주는 영화였다..
Q) 전형적인 맛을 내는 예상이 충분히 가능한 프랑스 영화?
국내에 공개된 프랑스 영화는 나름 전형적인 요소가 많다..
대부분이 가족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으며,
꽤 많은 장면에서 예상치 못한 웃음을 선사하는 경우가 많다..
헐리웃의 화면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그와는 조금 다른 때깔(?)의 화면을 선사하는 것도,,
이 프랑스 영화가 가진 하나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영화도 위와 같은 전형성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영화는 분명 사랑을 다루고, 만남을 다루고, 이별을 다루었지만,,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구성되었던 것은 바로 가족이었다..
아예 가족간의 이야기를 하는 가족 드라마가 아닌,
전혀 다른 인연들간의 사랑을 다룬 영화이고,,
그들의 그리움을 다루는 영화이긴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가족이 계속 생각났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을 듯..
그리고 이 영화도 꽤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웃음을 주었다..
솔직히 이 영화를 보면서 박장대소 했던 장면은 거의 없었다..
이 영화에서 가장 필요없다고 생각했던 청원 경찰 장면이,
그나마 가장 큰 웃음을 주었다고 해야할까?
프랑스 영화는 위와 같은 요소로 인하여,
자극적인 이야기가 전개되기 보다는 삼삼한 전개가 많다..
졸기도 쉽지만, 그만큼 감정을 풍부하게 하는 영화인 셈이다..
이런 프랑스 영화의 성격을 어느 정도 감안하고 본다면,
이 영화는 그래도 인내심 없이 볼 수 있는 영화일지 모르겠다..
Q) <러브 액츄얼리> 증후군을 논함,
2004년 워킹 타이틀에서 제작한 <러브 액츄얼리>는,
전에 나왔던 로맨틱 코미디와는 궤를 달리하는 구조의 영화였다..
그 영화는 남녀 주인공 두 사람이 지지고 볶으며 사랑을 키워가던,
이전에 나왔던 <프리티 우먼>류의 로맨틱 코미디와는 다르게,,
옴니버스 구조를 띄며 많은 인물군이 등장하지만,,
그 인물들이 극에 잘 녹여져 있는 웰메이드 영화로 완성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의 이면에는 암적인 측면도 있었는데,
그건 바로 비슷한 구조의 영화가 대량 등장하였다는 점이었다..
많은 영화들이(특히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한 영화라면;;),
꽤 많은 인물군을 등장시키고 그들을 작은 인연으로 엮어,,
막을 통해 구분되는 옴니버스 영화와는 다른 영화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배우가 다르고, 이야기는 조금 다르지만,,
결국 본질적으로 보면 별반 다르지 않은 영화들이 대량 나왔다..
가끔 그 중에도 건질 영화가 있긴 했지만,
맛있던 음식도 매번 먹으면 질리는 법이 아닌가?
게다가 완성도까지 미치지 못한다면 그 괴리는 더 커지는 법이다..
이 영화는 분명 따스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임은 분명했지만,
<러브 액츄얼리>와 같은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약점이 생겼다..
이 영화가 가진 이야기 구조상의 가장 큰 문제점은,
캐릭터간 이야기 경계가 명확하지 않았고,,
그 이야기를 이어주는 전개 과정도 어색했다는 점이었다..
이 영화를 보다 보면 한 캐릭터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도중에,
다른 캐릭터의 이야기가 도중에 끼어드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등장 인물들간에 작은 인연을 주기 위한 강박관념이었는지,
너무나 작은 인연만으로 등장 인물들을 연결한 영화의 구성도,,
이 영화가 가진 약점이었다..
그래서 각자의 이야기만 놓고 보면,
어디서 본 듯 하지만 그래도 가슴이 찡해지는 에피소드이지만,,
결국 그것들을 버무려 놓고 보니 아쉬움이 생기는 영화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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