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1,800만부 판매의 베스트셀러 원작을 바탕으로 한 작품답게 <꼬마 니콜라>는 제목부터 범상치 않습니다. '니콜라'라는 어감에서 느껴지듯 많은 웃음이 담긴 영화이고 그 웃음을 선사하는 핵심은 바로 '아이들'입니다. 근래 관람한 프랑스 코미디 영화들은 지나치게 슬랩스틱 몸 개그가 웃음을 주려는 포인트 때문에 웃음보다는 어처구니 없는 실소를 짓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프랑스 코미디 영화에 대한 우려가 의식 밑바닥에 깔려 있었지만 <꼬마 니콜라>는 이전의 프랑스 코미디와 분명히 다른 차이를 확실히 보여 주었습니다.
우선 지나치게 과장되고 오버스러운 동작으로 웃음을 주려는 억지스러움 대신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자연스러움이 채워져 있습니다. 장난꾸러기 악동들이지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꼬마들을 보며 저절로 행복함과 미소가 떠오르지요. 4차원 소년 니콜라를 중심으로 부자집 도련님, 더 이상 무식할 수 없는 녀석, 항상 뭔가를 먹고 있는 뚱보, 얄미운 고자질쟁이등 8인의 악동은 무차별 폭격 웃음을 선사합니다. 이 아이들이 주축이 되고 니꼴라의 부모님과 학교 생활이 얽혀 쉼없는 탄탄한 이야기를 만들어 냅니다.
<꼬마 니콜라>에 가장 중요한 스토리는 동생이 생겼다는 오해로 인해 보모님으로부터의 사랑이 식어 자신을 버릴지도 모른다는 착각으로 생기는 황당 상황입니다. 자신에게서 멀어질 부모님의 사랑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과 태어날 동생을 제거(?)하기 위한 엉뚱한 사건들 (가령, 킬러를 고용하기 위해 필요한 500프랑을 모으기 위해 벌이는 깜직한 행동)이 기발하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악동들의 학교 생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데 그 와중에 장학사가 방문하면서 생기는 해프닝, 신체검사와 꽃가게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영화의 백미이죠.
거기에 니꼴라의 부모님은 사장님께 잘 보여 승진을 위해 저녁식사 초대라는 비장의 카드를 사용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사건들로 인해 자꾸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 최악의 상황이 연출되구요... 니꼴라의 엄마는 운전을 배우기 위해 벌이는 사투 또한 예술이며 최후의 시험 통과를 위한 '주차'에서는 관객들이 박수를 아끼지 않는 실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처럼 꼬리를 무는 사건의 연속과 과장되지 않은 담백한 웃음이 연이어 터지는 전개는 지금껏 실망했던 프랑스 코미디에 대한 신뢰를 심어 주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면서 영화 초반부 스쳐 지나가 까막히 잊고 있던 질문 '자신의 장래 희망'에 대해 니콜라가 그 답을 찾는 결말은 어른들에게도 자신의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것에 더해 그 당시 꿈꾸었던 '나의 미래'에 대해 되돌아보게 합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 잊고 살아왔던 그 때 꿈꾸었던 장래의 희망이 무엇이었는지... <꼬마 니콜라>를 보며 유년시절의 내 모습을 떠 올리며 추억에 빠져보면서 지금은 기억도 희미하지만 그때 꿈꾸던 미래가 무엇이었던가를 생각하며 쓸쓸히 웃음도 지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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