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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만이 이해할 수 있는 어른영화 괴물들이 사는 나라
atomic_jelly 2009-12-27 오전 2:11:58 1477   [0]

*스포주의*

 

 

 

 

미국에서 처음 이 영화 포스터를 봤었는데 인상이 굉장히 강렬했다.

 

(영화제목 폰트도 참 맘에듦ㅋ)

 

괴물은 괴물인데.

딱봐도 겉으론 무섭지만 마음은 아주 착해서 안기면 무척이나 따뜻할 것 같은. 

그리고 무지 환상적인 나라에 살고 있을 것 같았다.

근데 괴물의 큰 눈이 뭔가 슬퍼 보이고 외로워 보이기도 해서인지

나는 이 영화가 그냥 단순한 어린이용 괴물판타지는 아닐 것만 같았다.

 

 

영화의 분위기는 포스터 분위기 그대로였다.

몽환적인 상상력과 함께 아이의순수함도 간직하지만

동시에 어둠도 있고 약간의 지루함도 있고 쓸쓸함도 있다.

그 어떤 영화에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분위기였다.

영화보면서 이런 감성은 처음 느낀다.

그래서인지 한마디로 표현하기 참 힘들다.    

 

영화는 대충 맥스라는 소년이 엄마랑 다투고 난뒤 가출하여

배타고 항해를 하다 말그대로 괴물들이 사는 섬에 도착을 하는데,

괴물들은 처음에 맥스를 잡아먹으려다가 

자신이 원래는 왕이고 엄청난 능력이 있다는 말에 넘어가

맥스를 그들의 왕으로 인정한다.  

그리고 그 섬에서 괴물들과 잘 지내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하다가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그런 내용이다.

 

이 영화의 괴물들도 몸집만 크지 아주 인간적이고 유치하다. 꼭 애들 같다.

화난다고 온갖 물건 던지기도 하고,

자기네 무리가 아닌 다른 친구들이랑 노는 괴물 KW 때문에 다들 상처받는다.

말싸움하는 것도 말도 안되는 유치하기 짝이 없는 것 갖고 싸우고,

모두들의 동의하에 나쁜놈편 착한놈편 갈라놓고 흙덩이 던지며 싸우다가

나쁜놈편이 된 게 맘에 안들고, 흙덩이 맞는 것도 싫다며

정말 심각하게 섭섭해한다.

(이 일을 계기로 맥스랑 괴물들의 사이가 결정적으로 안 좋아진다;)

 

애들 싸우는 거 보면 말도 안되는 것 갖고 싸운다며

'역시 애들이야' 생각하지만,

사실 애들의 세상에 있어선 아주 중대한 문제인지도 모른다.

 

 

어린시절을 떠올리면 마냥 순수하고 즐겁고 걱정 없었던 때를 그리곤 하지만,

사실 그때도 그 나름대로의 아픔과 상처도 있고, 쓸쓸함도 있다.

많은 것에 미숙한 나이라 감정을 통제하기도 힘들었고,

내가 원하는 만큼 나를 사랑해주지 않고

내가 바라는 대로 나를 이해해주지 하지 않는 엄마, 가족, 혹은 친구들이

원망스럽고, 그들 때문에 무척이나 쓸쓸할 때도 있었다.

아이들은 어쩌면 이러한 고통들을 이겨내고 이해하면서 성장하는 것 아닐까.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러한 고통과 성장은 청소년기나 어른일 때나

비슷한 것 같다. 고통을 느끼는 원인은 달라도 근본은 결국 똑같지 않나.

 

이 영화는 이런 어릴 때의 감정들을 아이의 시각으로 전달해 준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애들영화로서는 너무 어둡고 지루할수 있다.

어른영화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번 그냥 내가 어렸을 때로 돌아가 이 영화를 본다면

그리고 이 영화의 깊이라던지 의미라던지 그런거 따지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본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이 영화는 모리스 샌닥의 동명 그림책을 원작으로 한다.

이 동화는 미국에서 자란 아이라면 다 읽어볼만큼 매우 유명한데,

실제 원작의 내용은 내가 위에 쓴 줄거리만큼이나 단순하다.

괴물들과의 에피소드도 없고, 그냥 괴물들의 나라에서 왕행세하다

집이 그리워 섬을 떠나는 정말이지 단순한 내용이다 (유튜브에서 감상가능).

그런데 감독 스파이크 존스는 동화의 감성을 그대로 이끌어내면서

자기만의 상상력으로 동화를 더 깊이있고 더 넓게 확장 시킨다.

동화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도 그 동화를 왜곡했다거나

그렇다고 동화보다 훨씬 발전된 무언가를 만든 것 같다는 느낌이 안든다.

그만큼 동화의 의미, 분위기, 그리고 의도를 제대로 살린 것 아닐까 싶다. 

그래픽도 참 동화스럽게 적절하게 CG티 나면서 실제스러운것도 맘에 든다.

 


(총 1명 참여)
kooshu
진짜 완전 보고 싶은데ㅜㅜ   
2010-06-26 20:31
hssyksys
잘봤습니다^^*   
2010-04-11 00:17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1-14 20:50
snc1228y
감사   
2009-12-29 22:18
man4497
잘읽었습니다.   
2009-12-28 16:37
naredfoxx
포스터.. 정말 무섭긴 하지만 따뜻해 보여요~ ㅋ 재밌겠네요.   
2009-12-27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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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이 사는 나라(2009, Where the Wild Things Are)
제작사 : Warner Bros., Legendary Pictures, Village Roadshow Pictur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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