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고를 때부터 문제는 시작됐다. 보고싶지만 왠지 보고나면 후회 할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불길한 예감을 뒤로 하고 그냥 보기로 마음을 정했다.
시작은 충격이었다.
길바닥에서 학생으로 보이는 여자가 남자한테 신나게 얻어맞고 있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하기 때문이다.
양쪽 귀를 가득 메우는 욕소리와 발길질과 주먹질.
충격 뒤엔 거북함이 몰려왔다.
영화는 욕덩어리였다.
현실과 가까운 대화체였다.
가정이 한 사람의 인격과 삶의 태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 공개한다.
그래서 거북했다.
현실과 가까울 수록 받아들이기 힘든 법인가 보다. 불편한 진실이었다.
그 실체와 대면 했을 때 드는 거북스러움..반갑지 않았고 불편했다.
이 쓴 약을 억지로 먹고 있는데 영화는 어느 덧 막바지에 다다랐다.
엔딩은 실망이었다.
차라리 끝까지 거북했다면 좋았을 것을. 예측 할 만한 결말이었다. 아쉬웠다.
천연 진주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양식이라는 것을 알아낸 기분이었다.
영화 도입 부분에 충만했던 젊음과 패기가 후반부에는 식어버린 느낌이다.
하지만 독립 영화의 개성을 잘 살렸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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