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일라잇> 개봉 후 1년동안의 길고 긴 기다림이었습니다. 새로운 스타일의 로맨스를 맛본 여자들의 기다림은...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 영화에서 로버트 패틴슨을 기다린 것이고 그가 보여 준 로맨스의 또 다른 이야기를 궁금해 했던 1년간의 기다림은 길게만 느껴졌을 겁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트와이라잇>을 다시 보고 케이블 방송에서 하면 또 보고 ... 그렇게 봐도 봐도 좋다는 그를 향한 그녀들의 애정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주말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개봉날 봐야 했고 컴퓨터 바탕 화면도 <뉴문>으로 바꿔야 할 정도로... 전편에서 액션을 기대했다 적잖이 실망한 작품이고 이번부턴 아예 대놓고 로맨스 이야기를 할 것이 뻔한 영화에 별다른 기대를 할 것도 없는 저였지만 도대체 어떤 영화일까... 살짝 궁금해지긴 했습니다.
역시나 예상대로 초반부 로버트 패틴슨(에드워드)과 크리스틴 스튜어트(벨라)의 사랑 이야기가 아름답게 이어지다 조금 과장된 사건으로 인해 서로 이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래도 이때까지는 앞으로 다가 올 불행의 느낌을 받지 못했지만 그가 떠나간 자리를 채운 '제이콥'의 등장으로 영화의 전개는 완전히 뒤바뀌더군요. 전편에서 여린 소년의 이미지는 간곳없는 근육질의 건장한 남자(?)가 된 제이콥은 등장부터 대부분의 화면에서 근육질의 상반신을 드러 내놓으며 에드워드와의 대립 구도를 만들어 갑니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 'New'와 'Moon'은 새로운 등장 인물과 달이 의미하는 상징성으로 늑대와 관련있는 인물을 암시했고 역시나 그는 패틴슨의 아성에 도전할 만큼 멋진 남자의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자들이 선망하는 남자는 절대 제이콥의 부담스런 근육질이 아닌 패틴슨처럼 잔 근육의 몸매로 옷을 입을 때에도 환상적인 몸매를 볼 수 있는 그런 남자였다는 것을 몰랐던 걸까요? 그리고 <뉴문>을 기다린 것은 오직 에드워드를 보고 싶었고 벨라와 에드워드의 사랑을 기다렸다는 것을 잊었던 것인지 <뉴문>의 상영 시간 대부분은 제이콥과 벨라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전체 이야기 흐름상 어쩔 수 없더라도 다시 에드워드가 등장하는 마지막 부분까지 너무 제이콥의 비중이 높아 1년을 기다린 여심에 많은 상처를 남기고 말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전 제이콥과 벨라의 안타까운 사랑이 이루어져 키스장면도 기대했지만 여자들은 절대로 안되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핀잔만 들어야 했습니다.
난생 처음 악역을 맡았다는 '다코타 패닝'의 역할이 너무 작아서 아쉬움을 남긴 것 처럼 <뉴문>에서 패틴슨만을 기다린 여자들에겐 그의 등장 시간이 그처럼 짧게 느껴졌을 겁니다. 어차피 남자들은 <뉴문>에서 액션이나 남자를 위한 재미는 기대하지 않았기에 실망할 것도 없지만 여자들의 1년의 기다림에 대한 댓가로 보기엔 너무 짧은 패틴슨의 등장 시간은 극장을 나서며 화를 내던 모습이 이해가 가긴 합니다. 그만큼 패틴슨을 좋아하기 때문이겠지요... 또 다른 그의 이야기를 기다리기 위해 다시 기다림을 시작해야 하는 여심을 감독은 알기나 할지 ... 지켜봐야 하는 남자 입장에선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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