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나라촌평 :
교도소를 배경으로 했던 영화들이 꽤 많았다..
헐리웃으로 눈을 돌리면 '데드 맨 워킹'이,
국내로 눈을 돌리면 코미디 영화인 '광복절 특사'와,,
가장 잘 생긴 사형수였을 강동원 주연의 '우행시'도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국내에서 사형을 집행하는 교도관을 소재로 했던,
영화는 일찍이 없었던 것 같다..
특히, 한국이 10년 이상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조금은 색다른 소재가 아닐 수 없다..
(교도관을 다룬 헐리웃 영화는 '그린 마일'이 있긴 했다;;)
이 영화는 끔찍한 연쇄 살인마의 검거로 인하여,
사회 안정화를 위해 사형 집행이 된다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왠지 모르게 씁쓸하기만 한 현재의 시류를 반영이라도 하듯이..
그러나 이 영화는 사회에서 죄를 짓고 교도소에 들어간,
(영화 속에서)쓰레기라고 칭하는 범죄자들을 다루지 않는다..
도리어 멀쩡히 공무원 시험을 통해 교도관이 되고,
범죄자들을 교화하기 위해 교도관이 될 선한 이들을 그린다..
영화는 사형 집행 공문이 내려오기 전까지는,
그냥 교도관의 일상을 다룬 영화의 모습을 보인다..
처음 교도관이 되었을 때의 어색함과 두려움이란..
차츰 그런 것들을 극복해가면서 그들을 컨트롤 해가는,,
신입 교도관의 에피소드들을 보여주며 웃음을 주기도 한다..
그리고 법무부 장관의 사형 집행 서명이 이루어지는 순간부터,
이 영화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치달아간다..
솔직히 이 영화는 관객들의 감정을 잘 콘트롤 하는 영화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죄를 저지른 사람은 정말 미워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는 그런 부분이 작은 에피소드처럼 보여진다..
사형수가 자해를 한다던지, 어차피 탈옥도 못하면서 깽판부리고,,
자신을 관리하는 교도관들을 공격한다던지하는,,
그런 자잘자잘한 모습들이 서스럼없이 보여지면서,,
결국 법을 집행해야 하는 그들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재소자들과 친구가 되는 순간부터는,,
이 정당성은 순식간에 교도관들에게 짊어진 짐이 된다..
사람을 살해했다는 이유로 사형을 언도받은 사형수는,
당연히 죽어야만 한다..
하지만 사형을 집행한다는 이유로 공인된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대다수의 선량한 교도관들이 받게 될 고통은 어찌할 것인가?
영화는 그래서 중반부를 넘어서면,
'그린 마일'에서나 보았을 재소자와 교도관의 우정으로,,
관객들에게 눈물을 선사하고,,
사형이 집행되고 나서는 교도관들의 고통에 촛점을 맞춘다..
.. 결국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는 것에서,,
희열을 느끼고 즐거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듯이..
그리고 공무라는 이유만으로 한 생명을 죽인다는 것이,
누구에게는 쉽지 않은 일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솔직히 감독이 영리한 구성을 했다는 생각을 했다..
삶을 마감해야 하는 사형수들과,
주인공의 개인적인 문제를 적절히 엮으면서,,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많이 무거워지긴 했지만,
적어도 감독이 이야기하고 싶었을 주제는 더 명확해진 것 같다..
감독의 위와 같은 주제 의식에는 공감하지만,
그래서 모두 쉽게 망각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는 것도 인정하지만,,
교화되지 않는 사람은 그냥 죽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영화의 후반부, 사형 집행 뉴스를 들은 일반인이,,
사형을 집행하고 돌아와 좌절하고 있는 교도관에게,,
"그런 놈은 공개 처형을 해야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었다..
과연 공개 처형을 한다면 그 분은 자신이 직접 그를 죽였을까?
대중이라는 블라이드에 자신을 숨기고,
자신은 모든 사람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고귀한 사람인 양,,
그렇게 행세하진 않을까?
왠지 모를 이중성이 느껴지는 부분이라고 생각을 했다..
솔직히 사형은 필요하다고 본다..
교화되지 않는 사람은 솔직히 기회를 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사형의 방법이 선량한 사람에게 마음의 짐을 주는,
그런 방법이 안 되었으면 좋겠다..
.. ,, 이것도 결국 윤리적인 질문 중의 하나이겠지만 말이다..
이 영화는 감독의 연출력은 돋보이지만,
감독의 이야기 연결 매무새는 별로라고 여겨지는 영화였다..
생각보다 짧은 러닝 타임에 영화를 진행시켜서인지는 몰라도,,
왠지 모르게 에피소드들이 조금씩 건너 뛴다는 느낌이 들었다..
항상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조재현과,
조금씩 발전하는 연기를 보여주는 윤계상의,,
호연들이 조금은 빛을 발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
이야기 구조를 초반부 에피소드, 중반부 감독, 후반부 고뇌로,,
이렇게 세분화 해서 진행한 것은 좋았는데..
이야기의 구조에만 너무 치우친 듯,,
등장인물들에 대해 애정어린 시선은 조금 부족했던 듯 싶다..
영화에서 알 수 있을듯 알지 못하게 나오는,
조재현의 신입 교도관 시절 에피소드는,,
간간히 삽입했으면 후반부 그의 고뇌에 더 공감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런 개인적인 아쉬움이 조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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