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빛>은 <아무도 모른다>로 한국에서도 많은 팬층을 확보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데뷔작이다.
그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주었던 <원더풀 라이프> 전에 이 <환상의 빛>이라는 작품으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수상한 것을 비롯해서 데뷔작부터 남다른 재능을 펼쳐보였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과연 이 작품을 감상하고 나니 왜 세계가 90년대의 일본 영화계를 주목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언뜻 보면 이야기는 평범한 것 같지만 여자의 삶속에 녹아 있는 일상의 잔잔함에서 언제라던지 부서질 것 같은
감정의 느낌들이 영화를 통해서 잘 전달되어지고 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왠지 일본의 거장 오즈 야스지로의 작품과 러시아가 낳은 거장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작품이
마치 하나로 합쳐진 듯한 인상을 받기도 했다.
물론 두 거장의 작품들을 흉내낸거라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그정도로 신인 감독이라고는 굉장히 침착하고 또한 아름답게 공간을 연출하고 있는 솜씨가
그의 현재의 능력을 보여주었던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바닷가에서 남자와 여자가 석양 속에서 비치면서 혼연일체되는 단연 압권인 이 장면은
너무나 아름답게 마치 한폭의 그림처럼 구현되는 놀라운 효과를 발휘한다.
다른건 몰라도 이 장면만큼은 박수를 치지 않을수가 없는 뛰어난 연출이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던가. 이 거대한 떡잎을 확인하고 싶다면 이 거장의 데뷔작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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