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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io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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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1 오전 2:51: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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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생활을 하고 평범한 인생의 행로를 따라 갈 그런 운명이 갑작스레 바뀌고 만다. 인생의 전환점은 언제나 예상 외의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만 같다. 영화에서 자주 사용한 충격소재이지만 극적인 것을 가져오기엔 최고인 질병인 암. 하지만 너무 사용해서인지 좀 진부하긴 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암환자의 투병일기는 아니다. 암으로 인생 전체를 다시 생각하게 된 어느 초등학교 교사에 대한 마지막 소원을 이루는 영화다. 평범한 진로에서 벗어난 길을 암환자는 시작한다. 지금까지 일을 하는데 있어 기준이었던 평범한 삶의 방식은 악성단계인 암 4기의 진단 이후 모두 바뀌기 시작한다. 결혼을 앞둔 그였지만, 가족이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새로운 것을 찾는 원인은 그냥 자신이 원했던 오토바이크였다. 그리고 서부로의 여행을 선택한 기준은 합리적이고 복잡한 계산이 아닌 단순하고 우연을 상징하는 ‘오늘의 운세’였다. 언제나 마음 속 어디엔가 있었던 ‘하고 싶던 것’을 현실화시킨 것은 얼마 남지 않다는 생명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후 선택의 기준은 자신의 마음 속에 감춰져 있었던 ‘자유,’와 꽉 짜여지지 않은 ‘운명’이었다. 병 말기이기에 병원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었겠지만 그는 그런 삶을 포기했다. 병원 침대에서 치료를 하면서 잃게 될 자신의 생활을 거부하고 그는 자유로운 마지막을 선택한 것이다. 이후 영화는 Road Movie의 전형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과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영화는 성찰의 과정을 밝힌다. 영화는 ‘의식의 흐름’처럼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시간의 순서가 아닌, 주인공의 생각의 흐름을 따라 시공간의 순서와 상관 없이 자신의 시간과 의미를 되새기면서 인간 한 명의 운명을 전체적으로 조감하는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이 만났던 공간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자신을 찾기 시작했고, 아무것에도 묶이지 않은 자유를 만끽하기 시작한다. 그의 서부로의 여행은 모든 것에서 벗어난 자유의 색다른 즐거움을 의미한다. 그 속에서 확인하는 캐나다의 아름다움과 자신이 어릴 적 들었던 그 어떤 것을 찾기 위해, 만약 자신의 죽음이 평범했다면 하지 않았을, 위험한 모험도 서슴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바다로 간다. 항상 과정의 흐름 속에서 영화는 ‘그러나’가 존재한다. 접속사인 ‘그러나’가 나오는 부분은 영화 마지막 쪽이다. 무너진 오토바이크 앞에서 영화는 끝으로 가고 있었다. 비록 무척 어려운 서사의 나열이 있긴 하지만, 그의 마지막 여행을 통해 자신의 희망, 새로운 자아, 그리고 과거의 중요성을 확인하게 된다. 벗어나고자 한 즐거움이 있겠지만 자신이 소중하게 가꿔왔던 주변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하는 순간이었고, 그는 마지막 일상으로 돌아온다. 자신의 과거의 꿈이었던 소설가로서의 마지막 작품을 남기게 되는 아주 짧은 특별한 날들을 지낸 후 그의 이야기는 어느 타인에 의해 구술된다. 인생의 얼마만을 살게 된다면 누구나 비슷한 결정을 내릴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인생을 살고 싶은 충동을 채우려는 그런 결정을. 어쩌면 우린 현재의 생활을 감옥으로 여기는지 모르겠다. 그러기에 일탈은 매력적으로 다가오며, 그런 일탈을 경험하는 것이 마치 마약처럼 행복이 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일상의 가치를 잊어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삶의 모든 형태는 중요한 것이다. 살아있는 가치는 가슴의 박동이 아니라 살면서 얻게 되는 관계, 믿음, 그리고 사랑 등으로서 혼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것들이며, 인간 사이에서 존재하는 것이다. 짧은 시간이 주는 매력을 통해 자신의 모든 것을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얻는 것, 바로 그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삶을 너무 편파적으로만 봐선 안 될 것 같다. 삶은 이중적이기에 그 속에 긍정적인 것을 찾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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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위크(2008, One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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