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제작. 설경구와 문성근의 우정출연. 고아성. 낮익은 이름들과 함께 김새론.
감독 우니 르콩트. 익숙하지 않은 이름들. 우니 르콩트 감독은 어렸을 때 프랑스로 입양된 한국계이다.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영화<여행자>를 만든 그에게 모국인 한국은 어떤 의미일까? 1970년대. 고속 경제 성장의 이면에 가려진 수많은 상처들 중엔 고아들의 해외 입양도 그중 하나였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영화의 제목인 <여행자>가 갖는 의미는 감독 스스로가 자신을 규정한 레테르이지 않을까 싶다. 모국이 아닌, 자신과 피부색이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는 자신에게 붙인..... 진희(김새론 분)는 고아원에 맡겨진 후 같이 여행을 가기로 한 아버지가 어서 빨리 자신을 데리고 가주기만 기다린다. 밥도 먹으려 하지 않고, 다른 아이들과 대화도 하지 않고 도망갈 기회만 엿본다. 아빠랑 전화연락만 되면 아빠가 와서 자신을 데리고 나가줄 것만 같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아빠가 데리러 오지 않고, 어른들은 거짓말을 하며 살아간다는 것을 깨달은 뒤에야 자신도 다른 아이들처럼 아빠가 아닌 다른 어른들과 살지도 모른다는 걸 받아들인다. 영화는 가슴을 아프게 하는 내용이지만, 감독은 관객들이 눈물 흘리기를 원하지 않는 듯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진희는 소리없이 눈물만 흘릴 뿐. 소리내어 처절히 우는 씬은 하나도 없다. 죽은 새를 묻은 것처럼, 자신 또한 묻혀서 죽길 바라는 장면에서도 진희는 소리내어 울지 않는다. 일말의 동정을 거부하는 그녀에게 관객들 역시 눈물로 다가설 수 없다. 소아마비에 걸린 역활을 훌룡히 소화한 고아성과 설경구, 문성근의 얼굴도 반가웠지만. 진희 역의 김새론의 연기는 두말 없이 뛰어나다. 삶을 누군가에게 선물 받은 우리 모두는 혼자일 수 밖에 없는 여행자이기에.
(이 영화는 개봉안하는듯. 집 앞 교회에서 무료상영중이다.....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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