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애니메이션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시끌벅적한 '아이스 에이지'? 뭔가 훈훈하고 따뜻한 느낌의 픽사 '업'??
아니면....팀 버튼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정말 어두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우리에게 3D애니메이션은 어느 새 밝고 재밌는 이미지의 장르로
다가왔다. 그러나 이번 '9'은 완전히 달랐다.
묵시록적인 분위기. 이미 인류는 멸망했다.
그러나 그 세계에서 살고있는 존재가 있다.
바로 움직이는 봉제인형들이다.
그들은 사람처럼 생각하고 웃고울며 움직인다.
작고작은 그들에게 인간들이 남기고 간 전쟁의 폐해만 남은 자리는
너무 넓고도 황량하다.
1,2,3,4,5,6,7,8,9. 주인공은 이 중에서 '9'이다.
물론 그 앞에 8명의 봉제인형들도 등장한다.
그들 하나하나는 각각의 개성과 성격들이 있다.
마치 인간처럼 말이다. (이유가 다 있다.)
왜 가장 완벽한 구성의 숫자인 '3'도 아니고, 행운의 숫자 '7'도 아닌
'9'가 주인공이고 제목으로까지 했을까?
특별한 이유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미 8번까지 다양한 성격을 지닌
봉제인형들이 탄생했고, 그 마지막(어찌보면 새로운 구원의 의미를 지닌)이 바로 '9'인 것이다.
아마 9 다음부터는 1~9의 숫자들로 재조합되는 숫자들이라(11,12,13..) '9'가 마지막 구세주의 역할이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영화의 초반은 많이 루즈했다. 무거운 분위기, 영화끝까지 단 한번의 그 흔한 웃음도 없음이 낯설었다.
진짜 묵시록적인 얘기만을 담은 어두운 애니메이션이 탄생한 것이다.
묵시록적인 얘기는 그동안 많았지만, 3D애니메이션으로 그것도 인간을 대신한 '봉제인형'의 시선으로
비춘 인간의 암울한 미래와 자멸행위 등은 우리에게 비관적인 시각과 동시에 재성찰의 기회를 가져다준다.
후반으로 갈수록 어찌될까하는 궁금증과 함께 독특한 분위기의 영상들이 본인의 시각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마지막 결말은 조금 허무하고 예상되지만, 그리고 80분의 러닝타임이 매우 짧기도 했지만
더 이상 길게 늘어뜨리는 것도 별 의미가 없을 듯 했다.
영화' 원티드'의 감독 티무르 베크맘베토브와 팀 버튼 감독이 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홍보역할을 톡톡히 했던, 그만큼 그들의 우울한 분위기가 한껏 묻어나오는 이 애니메이션은
아무래도 이전 애니메이션들처럼 큰 폭의 사랑을 받긴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런 류의 애니메이션이 나와주기 시작함에 따라 3D애니메이션의 장르폭도 더욱 넓어질 수 있음에
앞으로의 영화발전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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