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편으로 본 마이 시스터즈 키퍼는 왠지 논쟁적인 영화인듯 보였다. 맞춤 아기에 대한,신
의 영역에 도전하는 인간들이 옳은가에 대해서.
사실 딸의 백혈병을 고치기 위해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해 골수이식이 가능한 아이를 낳
는다는 것은 충분히 위험한 발상이다.
만일 맞춤아기에 대한 법이 통과된다면, 금발에 푸른 눈동자를 갖고 평생 우울증이나 소화
불량에 걸리지 않으며, 남다른 운동신경과 기억력을 소유한 아이들이 세상에 넘쳐나게 될
것이다.
그것도 충분히 그 비용을 감당할 만한 부모들. 그러니까 부잣집 아이들만 유전자조작의 혜
택(?)을 받게 되는 세상인 것이다.
아직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완전 허황된 애기 또한 아니라는건 이렇게 그 소재를 다룬 영화를 보고 리뷰를 쓰고 있는 중이니까.
하지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식의 논쟁적인 머리아픈 이야기가 아니다.
병으로 죽어가는 소녀와 그녀를 바라보는 가족들의 이야기이다.
가족중의 한명이 아프면, 집안의 분위기가 가라앉게 된다. 그렇게 아픈 사람의 병이 언젠간
나을 거라는 희망이 아니라. 더 나빠지기만 하는 절망이라면. 나머지 사람들의 마음을 어떨
까?
아버지라면, 동생이라면, 어머니라면.....그리고 아픈 본인은 가족들에게 어떤 마음을 갖게
될까?
마이 시스터즈 키퍼는 이러한 애기들을 담담히 애기하며 눈물샘을 자극한다.
(표와 함께 티슈를 나눠주었는데 티슈의 반을 몽땅 써버렸다는거. ㅎㅎ)
흘러간 유행가에 이런 가사가 있다.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영화는 대놓고 눈물을
흘리라고 강요하지도 않건만. 나를 비롯해서 내 주변에 수많은 여성 관객들의 손에 들
려있는 티슈와 손수건.
아이를 지키려는 어머니의 역활을 훌룡히 연기한 캐머런 디아즈의 투혼도.
마음 따듯한 변호사를 연기한 알렉 볼드원도 인상깊었지만.
무엇보다도 가슴에 남는 건 죽어가는 소녀를 맡은 소피아 바실리바이다.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떠나가는 장면에선 연기에 완전히 몰입한 듯해 대선배 카메론을
오히려 리드하는 듯한 연기.
영화는 반전이 있다. 아주 가슴 슬픈 반전이.
어느새 성큼 다가온 가을에 가슴 따듯한 영화를 만나고 싶다면 '마이 시스터즈 키퍼' 강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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