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인으로부터 나온 언어가 무려 세 가지이다. 라르고 윈치란 이름이 나온 크로아티아어 (이 언어가 아무래도 유고어 같기도 하다)와 브라질에선 포르투갈어, 그리고 기본적 언어인 영어 등 언어적 능력면에서 비범해 보이는 주인공 라르고 윈치는 그의 다양한 언어구사능력만큼 기이한 운명을 타고 났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면서 복잡한 그의 인생을 보는 이가 집중을 하도록 만든다. 홍콩 대재벌 윈치가의 입양아로서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인생을 살기 시작한다. 그의 의붓아버지가 죽은 후 집안의 계승자로서 엄청난 재산을 얻게 되는 과정은 확실히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진행됐다. 그가 원 든 원하지 않든 그는 타인의 주목을 받아야 했으며 그를 향한 복잡한 음모에 휘말렸다. 이런 복잡한 음모에서 중요한 것은 회사 내부엔 그의 아군이 없어 보인단 것이다. 바로 그런 속에서 한 인간의 분투와 능력, 그리고 개인적 능력과 액션 등이 볼 거리이다. 이런 구도는 매우 고전적이다. 어떤 영화에선 왕과 왕자의 관계에서 벌어졌을 법한 사실일 것이고 한국 드라마에선 많이 소비된 스토리다. 그런 점에서 영화의 서사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그 속에서 벌어지는 액션에 집중을 해야 할 영화처럼 보인다. 그러나 역시 또 하나 자연스럽게 보이는 것은 돈 때문에 변하는 것들이다. 한 개인에 권력이 집중된 사회에서 가장 큰 변화 원인은 지도자의 변화일 것이며 이로 인해 벌어질 것들에 대해 집단 내의 모든 이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필살의 노력을 다하며 종종 위험한 도박을 감행하게 된다. 그 와중에 희생되는 자들이 발생하게 되며 영화는 바로 그런 점에 앵글을 들이댄다. 주인공이 그렇고 그를 떠다 밀려는 자들 역시 그렇다. 그 와중에 중간업자가 되어 이득을 얻으려 하는 자들도 있기 마련이다. 자신들의 일에 충실하지만 결국 하나를 위한 도전이며 그런 모습은 엉망진창인 경우가 많다. 그런 과정에서 잃어버리는 것들은 너무 인간적인 것들이다. 대가 치곤 너무 가혹한 것들이다. 그래서 남는 것은 돈이겠지만 잃어버리는 것들은 사랑과 같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이다. 라르고 윈치라는 주인공은 돈보다 인간적인 것을 위해 방황했고 집안으로부터 멀리 떨어지려 했지만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가지 못하고 그냥 방황하듯 이리저리 휩쓸렸다. 과연 자신의 위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인간은 없나 보다. 특히 위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앗아가려는 자들이 주변에 계속 엄존하기 때문이리라. 이 점에서 라르고 윈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사나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그는 궁극적으로 얻지 못할 뿐만 아니자 지가가 갖고 있는 인간적인 것들조차 사라질 운명이다. 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이 영화에 가득하다. 그런 모습이 진실이든 아니든 우린 그렇게 돈에 치여서 산다. 심지어 그것을 버리고자 하는 사람들까지. 그래서 영화는 마지막 엔딩처럼 슬프다. 라르고가 갈 수 있는 곳은 어디에 있을까? 주인공 라르고는 갈 곳이 없는 너무 불쌍한 존재로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