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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 레디?(R. U. Ready?)
감독: 윤상호 출연: 김정학, 김보경, 이종수, 안석환 개봉: 2002년 7월 12일
1. 단합? 우리나라 월드컵 대표팀이 승승장구를 하면서 4강에 오르기까지 우리는 하나가 되어 응원을 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길거리 응원을 하고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러한 월드컵이 끝나고 그동안 밀렸던 영화들이 속속 개봉을 앞두고 있다. 헐리웃 블럭버스터도 월드컵은 부담스러운 듯 '스타워즈 2'가 개봉일을 7월 3일로 잡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80억을 쏟아붓고, 특수 장비를 동원하였고, 최고의 스탭이 모여서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부담을 가졌던 장르였던 어드벤쳐에 돈 많은 회사(!)가 어드벤쳐(모험)를 단행하였다. 시사회에서 드러난 반응은 월드컵이 끝나도 단합된 사람들의 반응과 어딘가 비슷해보인다.
2. 돈은 많이 들였군... 어드벤처 영화는 주인공의 비중이 다른 장르보다는 크지 않아도 된다. 다양하게 펼쳐지는 액션과 위기를 이겨내는 것이 영화의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물론 유명한 배우가 출연한다면 금상첨화다. 거두절미하고, 이것이 과연 관객에게 내놓을 수 있는 작품인지 묻고 싶다. CG가 많이 개선되고 돈을 많이 들인 모습은 돋보이지만, 개연성 없는 구성과 허를 찌르는 대사와 시트콤 수준의 연기력까지...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월드컵과 정면승부를 해버린 '예스터데이'를 잇는 돈 퍼붓고 욕먹는 영화가 나온 것이다. 즉, 특수효과와 시나리오가 따로 노는 연체동물 같은 영화 속에는 "주희씨는 갑각류 같아요"라는 더욱 황당한 대사가 관객의 뒷통수를 강타한다.
3. 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가 황당한 상황 전개에 완벽하게 사장되었다. 거액을 들인 작품의 주인공으로 김정학, 김보경으론 역부족이다. '친구'로 뜬 김보경의 몸매에 집착한 카메라 워크는 짜증날 정도다. 이종수 또한 주연으로서 부족한 점이 많아보인다. 이들을 살리는 조연도 등장하지 않고 긴장감 있는 상황도 나타나지 않는다. 유일하게 봐줄 수 있는 꼬마 아이조차 이 영화에선 '비오는 날 뒤지게 패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날뛴다.
4. 결과이지만... 영화를 보기 전에 각종 자료를 통한 이미지는 새로워보인다. 개인적으로 '스타워즈 2'의 팜플렛보다 이 작품의 것이 훨씬 끌린다. 새로운 도전도 중요하겠지만, 겉보기에만 충실했지 속이 부실하면 관객도 열받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 이것은 월드컵 이후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한 시점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 즉 '이래서 한국 영화 안봐'라는 사람들을 지지해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모든 관객을 만족시키는 작품을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모든 관객을 실망시키는 작품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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