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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의 영화감상평 작전
excoco 2009-08-11 오전 1:30:03 982   [0]

(스포일러)
주식에 관심이 있거나,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에게는 이 영화는 정말 주옥같은 영화이다.
그다지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한듯 하지만, 주식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보고 넘어가야할 영화가 아닐까?
하긴... 주식이 뭔지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다소 느슨하고 지루한 영화일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 영화의 대사들이나 각각의 인물들, 상황들을 꼼꼼히 보면, 과연 이 영화가 등장인물들을 통해 무얼 말하려고 하

는지 잘 알 수 있다.
주식시장에 갖가지 이유로 뛰어드는 사람들, 그들이 어떤 식으로 삶을 살아가며, 주식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주식 시장의 현실이 어떤지.. 오만가지 군상을 표현하고 있으며,
만만히 보아서도, 만만히 볼 수 도 없으며, '그림의 떡' 과 '뱁새가 황새를 쫒다가 가랑이 찢어지는', 마치 온갖 군상들 사

이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도 같은 그곳을 동감이 갈 만큼 잘 묘사해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주식에 관심을 갖게된게 몇달도 채 되지 않았고, 모의투자 시작한지도 얼마 안되었고, 주식시장에 대해, 온갖 경

제 용어들에 대해 모르는것 투성이 이지만, 이 영화는 내가 주식을 접하면서 느꼈던 것들과 딜레마들을 마치 내가 느끼는 것

을 눈치라도 챈듯이 그대로 대변해주고 있어 한편으로는 속이 시원하다.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려면, 각 등장인물들의 설정과 그들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된다.

정말 많은 각계각층의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그들은 어느 누구하나 쓸모없는 인물이 없으며 모두 저마다의 사연과

이야기가 있고, 서로간의 인과관계가 있는 인물이다.
개인투자자 강현수, 자산 관리사 유서연, 전직 조폭에서 투자사 대표인 황종구, 증권 브로커 조민형, 대산 토건 사장 박창주

, 재미교포 펀드 매니저 브라이언 최, 일명 마산창투, 일명 주식 살인마 우박사, 그외에 강현수의 동생, 강현수를 지키던 조

폭 똘마니, 금감원 직원 등등등.

우선 주인공인 강현수 부터 살펴보자.
강현수는 연극과를 졸업하고 번듯한 직장 취업도 안되서 그나마 어렵사리 판매사원으로 취직이 되긴 했지만,
수십년간 조금씩 모은 돈으로 수도권 변두리에 집한채 장만한 것을 큰 기쁨으로 여기는 어머니의 모습이 한심스럽다.
이런 식으로는 도무지 남들처럼(?) 보란듯이 살아 보는건 꿈에도 꾸지 못할것만 같다.
오랜만에 만난 선배가 IT 기업을 코스닥에 상장하고 사람들 돈을 끌어 모은다는 자랑을 하자,
주식의 '주' 자도 모르는 강현수는 이것이 기회다 싶어 대출까지 받아서 투자를 한다.
그러나, 선배는 이렇게 끌어모은돈을 들고 튀어버린다.
낙담한 강현수는 한강다리에서 카드를 날리며 고민을 하지만, 막상 한강에 뛰어들 용기는 없고,
지기 싫어하는 성격의 강현수는 이 참에 주식공부 제대로 해보자는 결심을 한다.
그렇게 5년.
돈을 벌기 전에는 집에 돌아가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담배냄새 퀘퀘하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일명 개미투자자로써

의 생활을 보낸다.
그래도 꽤나 실력이 늘어서 몇번이나 깡통을 차긴 했어도 데이트레이더(장내투자, 단타 전문) 로써 근근히 재미를 보고 있다

.
그러던 어느날, 강현수는 작전주를 추격 매수하는데, 때마침 걸려온 친구의 전화.
친구는 가족들 돈까지 날릴판이라며 좋은 정보를 달라고 하는데, 강현수는 '오메가 정보통신' 이 100퍼센트 작전주라며,
추격매수 해서 약간의 차익을 남긴후 미련없이 팔라고 말해준다.
친구는 강현수의 부탁과 달리, 여기저기 지인들에게 정보를 흘리는데, 이 정보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서 결국 이 주식을

통해 작전을 하던 황종구가 큰 손해를 보게 된다.

이 일로 고객과의 전화통화 도중 막말을 해서 창구로 쫒겨난 증권사 직원 조민형.
조민형은 오메가 정보통신으로 번 돈을 찾으러 온 강현수를 만나게 된다.

이렇게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시작되는 것이다.

주인공 강현수의 현재 상태.
그의 혼잣말로 나레이션 되는 주식에 대한 생각들, 친구에게 오메가 정보통신에 대해 알려주며 하는 말들.
그것은, 대부분의 개미들이 뼈저리게 느끼며 주문처럼 되뇌이는 말들인 것이다.
즉, 주인공 강현수는 주식시장에 뛰어든 '개미' 를 상징하며 대변한다.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는 강현수.
컵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하면서도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그 모습은, 바로 데이트레이더의 전형적 모습이다.
오전 9시에 장을 시작하여 오후 3시에 장을 마치기 전까지 사고 팔기를 반복하며 작은 등락폭에서 수익을 거두는 장내거래.
주식은 하루중에도 몇번의 등락을 거듭하기 때문에 이런 장내투자자들은 생활비 정도는 벌 수 있다.
강현수가 컵라면을 먹는 모습은, 제대로 된 끼니를 때우기 힘들정도의 형편이어서가 아니라, 여유롭게 밥을 먹을 시간이 없

기 때문이다.
적절한 타이밍에 사고 팔아야 하기 때문에 한시도 자리를 비울수 없는것.

강현수는 이렇게 작전주로 재미를 보게 되었고, 우연히 작전세력의 증권브로커에게 신상정보가 노출되면서,
황종구의 마수에 걸려들게 된다.
조폭출신 황종구는 죽던지 아니면 자신들의 작전에 합류하도록 협박한다.
이로써, 강현수는 의도치 않게 큰물(?)에 뛰어들게 되는 것이다.

조폭출신 투자사 대표 황종구.
조폭생활에 신물을 느끼고, 보다 번듯한 회사를 차려서 살아보려고 투자사를 설립하지만,
카드대란으로 자본금이 반토막 나고, 작전을 해서라도 돈을 벌어보려고 한다.
고향 후배인 증권브로커 조민형과 함께 정치인과 세금을 탈루하려는 검은돈을 관리하는 유서연과 접촉해서 자금을 모은다.
여기에 껍데기만 남은 건설회사인 대산 토건 사장 박창주를 끌어들이고,
주식 부풀리기로 한몫 챙겨보려는 박창주는 동창회에서 만난 친구의 사업아이템을 이용하기 위해 친구의 회사와 M&A 를 한다

.
이제 그럴듯하게 보이는 사업아이템으로써의 재료는 준비되었고, 유서연의 자금을 강현수와 조민형의 은밀한 주식매수를 이

용해 주식 부풀리기를 시작한다.
일반 개미투자자들은 외국인 거래가 많아지면 따라오는 경향이 있으므로, 재미 교포인 펀드 매니저 브라이언 최와의 미리 약

속된 거래를 이용해 더욱 개미 투자자들을 유혹한다.

뛰는놈 위에 나는놈.
황종구는 여러 사람들을 포섭했고, 저마다 겉으로는 웃으면서도 속으로는 다른 속내가 있다.
그러나, 역시 물리적인 폭력을 사용하는 황종구에 당해낼 사람이 있겠는가.
강현수와 조민형, 박창주, 브라이언 최까지 모두 통제권 안에 놓아둔 황종구를 당해낼 사람은 없어보인다.
황종구가 가장 강력해 보였고 통제권을 가지고 있는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유서연등이 투자한 금액이 200억, 자신들이 이번 작전의 성공으로 거둘수 있는 이익이 100억.
황종구는 차라리 투자한 원금을 그대로 꿀꺽한 생각을 꾸미는데...
유서연과 박창주 등은 강현수에게 핸드폰을 건네며 황종구의 매도 타이밍 전에 연락을 달라는 부탁을 한다.
이들 모두 서로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이다.
더이상 강현수가 쓸모없어지자 제거하려고 하자 강현수는 이들에게 전화를 걸어두어 전화를 통해 상황을 그대로 전달한다.
황종구의 계획으로 유서연은 투자한 돈을 팔 기회를 놓치지만, 박창주는 자신의 주식을 처분한다.
화가난 황종구는 박창주와 브라이언 최를 처리하고, 이제 주식을 팔아치우면 되는데..
떨어져버린 주가를 회복시키기 위해 황종구는 일명 '주식 살인마'(그가 손댄 주식에 투자했다가 자살한 사람이 많다하여) 우

박사에게 50억을 주기로 하고 떨어진 주가를 원상복구 시키는 이른바 '설겆이' 를 의뢰한다.
우박사의 설겆이가 통했는지(허수 주문을 내어서 주식을 올리는 방법) 주가는 돌아오고 우박사에게 건넨 50억이 아까웠던 황

종구는 우박사를 협박하려 하지만 실수로 우박사가 죽게된다.
강현수와 유서연은 자신들이 투자한 돈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 작전을 펼친다.
황종구가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유서연에게 자금을 맡긴 정치인에게 부탁하여 호재를 흘린다.
이후 주가가 다시 폭등할 것으로 예상되자, 황종구와 조민형은 하루만에 40억 정도를 더 벌 수 있는 기회이기에 망설이게 된

다.
결국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황종구 일행은 팔지 않고 하루를 더 기다리기로 하는데, 때마침 유서연의 비서가 찾아와 강현

수와 유서연이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황종구는 두 사람을 처리하기 위해 다음날 아침일찍 급습하지만, 유서연의 모습은 발견할 수 없다.
아침 9시가 다가오고, 황종구 일당과 유서연 중 누가 먼저 주식을 파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게 된 상황.
먼저 주식을 팔았다며 기뻐하는 황종구 일행을 덮치는 경찰들.
이것은 황종구가 주식을 매매하는 현장을 잡기 위한 작전이었던 것이다.

'주식' 이란 가치투자 이다.
회사의 가치, 아이템을 보고 투자를 하는 것인데, 여태껏 아무도 연구실에서 연구하는 박사의 연구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취업대란의 시대.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100대 1에 이르고, 강현수의 동생은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등 평범한 소시민이지만,
강현수가 자신의 돈 7천만원을 대신 투자해 달라는 부탁에 동생도 어머니가 산 아파트를 담보잡혀서 일명 '몰빵' 투자를 한

것이다.
이것이 평범한 사람들의 심리 아닐까?

증권방송과 뉴스를 보다보면 이런 호객성 뉴스들이 많다.
아, 한명이 빠졌군, 이렇게 호객성 뉴스를 방송에서 말하는 증권 전문가(일명 '교주' 로 불리는)도 있다.
그의 대사처럼, 증권방송에 나가서 하는 말이야 어차피 '의견' 일 뿐, 그의 의견이 틀렸다고 그를 미워할 사람은 없다.

그리고, 작전내내 강현수를 감시하던 조직의 막내.
몇년 동안이나 똘마니 노릇을 했지만 돈도 모이지 않는다.
강현수를 묻어버리라는 명령을 무시하고, 유서연의 포섭에 넘어가 강현수를 살려준다.

일명 설겆이를 해주며 돈을 챙기던 우박사는 황종구 일당에 의해 죽음을 맞는다.
노름빚을 갚기 위해 잔머리 굴리던 박창주 사장도 황종구에게 붙잡혀와서 호되게 두들겨 맞고 돈을 토해내고,
재미 교포이기에 외국인 투자자(일명 검은머리 외국인)로 분류되는 브라이언 최는, 통정거래를 통해 주가를 올리는 역할을

하지만, 이 역시 황종구에게 붙잡힌다.

일명 마산창투. 마산에서 유명한 슈퍼개미.
요즘 주식에 관심이 있다보니 재밌는것을 발견했는데, 이쪽 계통에서는 실제 본명이 아니라 별명을 많이 쓴다는 것이다.
왜그런지는 잘 모르겠으나, 일부 IT 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이런 닉네임으로 부르는 것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유서연과 강현수는 마산창투의 도움을 받아 황종구가 주식을 팔지 못하고 묶어 두도록 유도하는 자금을 조달한다.
이 사람과 강현수와의 대화가 들어볼만하다.
강현수가 주식을 처음 공부하기로 결심하고 길거리에서 산 헌책.
그 책이 바로 마산창투가 집필한 책이었는데, 마산창투는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깡통을 찻다는 것이다.
즉, 주식시장에 있어 절대 고수는 없는법.
이제는 어떤 기술적인 분석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투자한다는 그의 말.
유서연의 대사처럼, 10번 이기더라도 1번 크게 지면 깡통 차는것이다.

개미 투자자들에게 '교주' 로 불리며, 증권방송에서 증권 전문가로써 이름을 날리는 그 사람.
증권방송에서 일부 종목을 좋게 평가하면, 개미 투자자들은 그 종목에 몰린다.

주가 털기.
좋은 종목으로 알려지면 여러 개미와 슈퍼개미, 기관 투자가 함께 몰린다.
슈퍼개미나 기관 투자의 입장에서는 한번에 큰 돈을 다루기 때문에, 이들이 개입되면 주가를 원하는 데로 조작하기 힘들다.
그래서, 사고 팔기를 반복하면서 별달리 재미보기 힘들다는 느낌이 나도록 주가를 흔든다.
그러면, 이런 대형 투자자들은 떨어져 나가고 개미 투자자들만 남는다.
개미 투자자들의 경우, 이런 분석기술이 떨어지고, 묻어놓고 몇일에 한번씩 둘러볼까 말까한 사람도 많으며,
설사 눈치채고 빠진다 해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이 영화를 기존 영화를 보는 관점에서 본다면 조금은 평이하고 심심한 영화일 수 있다.
어쩌면, 주식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지루한 영화일 수 있다.
하지만, 주식에 대해서 공부하고 용어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으며, 각각 등장하는 인물들의 관점에서 이해를 해보

면 이 영화는 현재 우리나라 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주식투자' 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느낄 수 있다.

씁쓸한 점으로 꼽자면, 유서연과 유서연에게 정치자금을 맡기는 정치인.
결국, 영화는 유서연과 강현수의 은근한 러브라인을 형성하며 권선징악형으로 끝나지만,
단지 황종구를 현장에서 잡기위해 작전을 펼친 유서연과 강현수의 돈이 어떻게 안전해 졌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불충분하고

, 검은 돈을 관리해주는 유서연이 애초부터 작전인줄 알고 접근했음에도 영화는 권선징악형 마무리에서 유서연과 정치인은

제외시키고 있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점수를 주자면야 7~8점 정도 주면 후한 점수겠지만,
한국의 주식시장에 대해 각각의 인물들을 통해 세밀하게 묘사해주고 있는 점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러면.. 8.5~9.0 까지는 줄 수 있지 않을까?


(총 1명 참여)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1-23 01:14
kyi1978
ㄳ   
2009-11-05 11:59
sksk7710
잘읽었습니다^^   
2009-08-11 16:18
1


작전(2009, The Sc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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