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 후 세시간이 지나 보드를 켠다.
로봇에 온 신경이 자극을 받아 가슴이 눌리고, 호흡과 맥박이 흐려지며
체온이 심장으로 몰려 온도를 견디다 못해 눈물이 핑돌아, 오랜만에 내
혼과 만날 수 있게 해주었던 초반 도시추격씬. 고맙다 관람료 이외에 어
떤 수단으로 감사를 표해야할지 고민끝에 결정한 이 수단.
미관람자분들이 읽기엔 초반 도시추격씬이 꽤나 감동적이어 슬프기
까지 할거라는 오측을 가질까 염려된다.
전편에서는 이런 전율을 전혀 받지못했던 이유가 뭘까 관람내내 따져본
결과, 변신과정에서의 연출자체가 '완전히 달라졌구나' 라는 결론이 내
려졌다. 시점이 더욱 깊숙히 들어가 세밀한 부분까지 변신의 순간순간
을 과감히 클로즈업 시켜가며 기계적 효과음 뒤에 과장없는 음악을 겯
들여 아무렇지않은 '무덤덤한 변신과정일뿐' 일뻔함을 이유없는 경이로
움으로 초월시켜버린 제작진의 고뇌를 직격으로 얻어맞을 수 있었다.
결투 장면도 이것만큼 황홀할까 설마 더 큰 충격으로 또다시 어린아이
의 뜬금없는 눈물을 흘리게 만들진 않을까 의심섞인 바램이 장면마다
적중했고, 쉴새없는 충족과 감탄에 더욱 큰 기대를 안겨주며 결국엔 정
말로 나를 툭하면 털썩 주저앉아 말도안되는 생때를 쓰며 울던 예전의
나로 변신시켜놓았구나 라고 완전히 인정해 버릴 수 밖에 없었다.
그시절이나 지금이나 로봇에 아무런 관심도 없었는데 어떻게 이런 경험
을 할 수 있었나 아직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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