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으로 겹겹히 포장된 기다리던 선물이 열리는 순간... 과연 결과는?
엄청난 흥행 수익을 거둔 대작 '트랜스포머'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신작 '패자의 역습'이 드디어 개봉했습니다. 전작에서의 놀라운 상상력을 경험한 관객들은 제작 소식때부터 속편에 대한 기대감은 대단했으며 기대감의 정도는 국내 홍보를 위해 방한한 감독과 주연 배우들이 함께하는 시사회 현장에서부터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불미스러운 상황과 성의 없는 행동의 빈축은 감독의 공식적인 사과에도 불구하고 '안보기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으며 '대한 뉘우스'의 거부로 인한 누리꾼들의 극장 관람 거부라는 악조건 속에서 이번 속편의 개봉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속편은 제작비가 2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2,540억원 정도)를 쏟아 부운 만큼의 화려한 영상과 볼거리가 단연 압권인 영화였습니다. 단 2년이 지난 뒤의 작품이란 사실을 믿기 어려울 정도의 발전된 영상 기술은 전편에서 보여 주지 못한 업그레이드 된 로봇들과 그들의 대결을 담아내기 위해 빠른 속도의 카메라 기법과 합쳐져 박진감 넘치고 실감나는 전투장면들을 그대로 영상에 담아 내었습니다. 가히 천문학적인 제작비의 규모와 현란한 카메라 기술 수준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의 차이를 보여 주며 그 위용을 뽐내고 있는데요... 순간 변신의 영상과 도시와 유물들이 파괴되는 장면, 로봇들의 전투 장면등은 감탄을 연발하게 하는 장면이지만 1편에서 볼 수 없었던 로봇의 합체 장면과 합체된 디베스테이터가 모래를 빨아 들이는 장면은 속편의 단연 압권인 장면입니다. 전편에 비해서 훨씬 커진 스케일도 눈여겨 볼 부분이지요. 지구만이 아닌 우주까지를 영화의 배경으로 하여 지구와 우주를 하나의 공간처럼 여겨지게 하는 발상 또한 높이 인정할 부분입니다.
그리고 실질적인 주인공인 옵티머스가 대표하는 오토봇 과 폴른이 대표하는 디셉티콘 종족의 기계 로봇들은 다채로움과 한층 더해진 파괴력으로 위용을 자랑합니다. 여전히 막강한 공격력으로 디셉티콘의 공격을 거의 혼자서 막아내다 시피하고 있는 옵티머스는 이번 작품에서 죽다 살아날 정도의 위험한 고비를 맞지만 위기때마다 범블비와 샘의 도움으로 대등한 싸움을 할 수 있습니다. 전편에 이어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인 범블비는 조금 커진 비중 탓에 위험한 고비마다 등장하여 중요한 역할을 해주면서 샘을 향해 막무가내 들이대는 여자를 혼내주기도 하며 웃음을 주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디셉티콘족은 더욱 다양해지고 막강 위용을 보여주는데요... 전편에서 옵티머스에 패배해 바다속에서 잊혀진 존재였던 메가트론이 부활하고 그보다 더욱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인 폴른이 이끄는 디셉티콘 군단은 최강 6단 합체 디베스테이터까지 협공하여 오토봇들을 위험에 몰아 넣습니다. 이들간의 대결이 영화 중간 중간 관객들을 감칠맛 나게 하다 클라이막스 한방 제대로 붙어 결판을 내지요.
하지만 2시간 30분 가량의 긴 러닝 타임동안 이들의 대결과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기대한 관객들은 약간 서운할 정도의 결말을 보여 주고, 중간 중간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부분에서의 느려지는 템포는 조급한 관객을 딴 생각을 하게 하는 빌미를 주는 아쉬운 점이 보입니다. 그중 우선은 인간에 대한 비중과 역할입니다. 선을 대변하는 오토봇의 절체 절명의 위기상황을 역전시키는 중요한 인물인 샘을 제외하고는 미카엘라와 샘의 가족은 극 전개에 있어 큰 비중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그리고 막강 기계 군단과 맞서 싸우는 군인들은 상대가 안되는 화력으로 로봇 군대와 대결속에 죽어가며 안쓰러움만 남기고 있죠.
물론 어른들을 위해 만들어진 변형 합체 로봇 오락영화인 까닭에 심오한 철학이나 감동을 찾고자 함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전편에서 느꼈던 이상의 재미와 감동의 수준만큼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1편에서 관객이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하는 것만으로 열광하진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지나치게 속편은 볼거리 위주와 방대한 스케일을 보여주려는 스토리를 축으로 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수천년을 이어 온 문화 유적지가 비참하게 부셔지거나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가 로봇들에 의해 무참히 부셔지고 폐어가 되는 모습은 화려한 볼거리이지 재미를 느끼는 요소는 아니지요. 또 우리들 주변에 오래 전부터 오토봇들이 살고 있엇다는 설정은 맨인 블랙에서 익히 접한 이야기 설정 아닌가요?
마이클 베이의 감독 역량에 대해선 충분히 놀라웠고 이번 작품도 훌륭합니다. 다만 이번 작품이 지나치게 볼거리 위주의 화면과 뭔가 아쉬운 이야기 구조 그리고 여러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길어져버린 상영 시간등이 아쉬울 뿐입니다. 이번 작품을 만들기 위해 많은 배우들의 고생한 흔적은 일부러 찾을 필요도 없이 화면으로 그대로 전해져 오기에 돈만 많이 들여 대충 만든 영화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보다는 오래도록 기다려 온 기대감이 너무 큰 탓과 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었던 수작에 대한 아쉬움이랄까요? 이런 관객들의 바람이 담겨진다면 3편은 좋은 작품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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