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모성에 대한 영화가 아니다.
모자란 아들을 둔 엄마의 슬픔과 애틋함과는 거리가 먼 영화다.
이 영화는 인간의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죄성에 대한 영화다.
종팔이를 만난 엄마가 오열할 때,
나도 함께 떨었다. 종팔이의 표정이 이렇게 말을 하는 듯하다.
"너도 다르지 않아."
순박하다 못해 '모자란 아들'도 사람을 죽일 수 있고,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아줌마'도 사람을 죽인다.
우리는 누구나 죄를 짓지만, 어딘가에 있을 그 죄의 결과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다.
그 죄에 대한 댓가를 치르는 이는,
가장 작고, 모자라고, '모자란 아들'보다도 모자란,
지켜줄 최소한의 장벽인 '엄마'도 없는
종팔이 같은 이들이다.
영화 제목이 '마더'라는 데에 새삼 당혹감을 느낀다.
엄마. 이세상 그 어떤 단어보다도 사랑을 가득 담고 있는,
그 어떤 죄악도 품어 녹여버릴 것 같은 이 '엄마'라는 단어가
그 '미명'하에 저질러지는 죄성을 담고 있다.
'엄마'라는 보호막 속에 가려진 우리의 reality. 누군가가 '바보'라고 할라치면
그 누구 보다도 정당성을 지닌 채 발끈하는, "한대 때리면 두대 때릴" 정당성을 숨기고 사는 우리들.
종팔이의 유일한 대사 때문에
내 가슴은 칼로 도리는 듯 하다.
"울지 마라"
이 가슴을 안고 오늘 어찌 잠을 잘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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