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영화 <지하의 하이재킹>을 리메이크한 존 고디 소설 원작 '펠햄 123'를 보고 왔다.
토니스콧과 덴젤워싱턴의 네번째 만남, 존 트라볼타의 간만의 악역연기 등 관객을 끌어당길 요소는 충분하다.
한마디로, 보는동안은 긴장감에 손에 땀을 쥐지만, 왠지 마지막까지 보고나면 약간 아쉬움감이 남는 영화였다.
토니스콧은 스피디하고 화려한 영상스타일로 유명한 감독이다.
<크림슨 타이드><스파이 게임><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맨 온 파이어><데쟈뷰>등
그만의 영상스타일에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와 구성을 넣어 '오락영화'로써의 기본을 톡톡히 해오던 감독으로,
형인 리들리 스콧의 작가주의 혹은 깊은 드라마의 방식하고는 완전히 다른 길을 현명하게 가고 있다.
근데, 토니스콧의 영화가 언젠가부터 조금씩 답보(踏步)의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론, <도미노><데쟈뷰>때부터 슬슬 그런 느낌을 받은듯 싶다.
뭔가 기본은 하고 볼때는 재미있는데, 막상 끝날때 되면 '음..잘 봤네.' 이 이상의 뭔가를 느끼기 힘들어졌다.
기본은 하고, 영상은 항상 멋지지만, 오락적 재미나 메시지면에서 고냥 그 자리인것 같다는 것.
가끔은 이 영화, 그냥 즐기는거 이상은 의미없는거지? 뭘 전하려고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이번 '펠햄 123'도 약간 비슷했다.
물론, 그의 페르소나 덴젤워싱턴의 꾸미지않은 소탈한 옆집아저씨 소시민적 영웅연기와
간만의 날카로운 존 트라볼타의 악역 연기도 굿~ 그들의 대결구도도 긴장감 굿~
근데 막상, 끝까지 보고나면 좀 아쉽다...
재미가 목적이었을까, 메시지가 목적이었을까하는 조금 아쉬운감이 심하게 든다.
지하철로 시작해서 지하철로 끝나는 토니 스콧만의 화려한 영상스타일은 여전히 최고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제 그는 소재 하나를 정해서 그만의 스타일로 능수능란하게 영
화 한편 만들어내는게 목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핵잠수함, 복수극, 도청, 시간여행, 지하철... 뭐 이렇게 말이다.
이번에는 이제까지 무조건적으로 총질하고 모든 인질을 당연하게 구출해내던 영웅연기에서 벗어나
일부러 살까지 찌우면서 소시민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총 한방에도 망설이는 인물을 연기하는 덴젤 워싱턴의
모습을 만들어내고ㅡ '마지막 우유를 사오는 장면과 악당이지만 살짝 동정을 하게되는 그'의 모습을 그려내는 등
새로운 메시지와 의미를 집어넣는데 일단 성공은 했다.
근데 그게 그닥 깊지가 않아서, 조금 들어가다가 만 느낌이다.
그래서 재미도 반, 메시지도 반만 느끼고 나온 느낌이었다.
둘 중에 하나만 좀 더 깊게 파고들었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
그래서, 생각했던 거보다 전체적으로 조금 아깝다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만 더 노력해주면 혁신적인 그의 작품이 탄생할수 있을텐데..라는
그의 팬으로써의 사심이 조금 든 이번 작품이었다.
개인감상 별점 : ★★★☆ (볼만은 하나, 새로운 맛은 크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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