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나라촌평 : 이 영화의 기대 포인트를 적나라하게 이야기하자면,
그건 바로 3년여만에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온 최민식이다..
그 이야기는 바로 이 영화는 어떤 영화적 재미보다도,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해석에 관하여 명확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최민식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관건인 영화란 얘기일게다..
이 영화는 건조하다..
그러나 다행인 건 무미하진 않다..
영화를 음식의 맛으로 비유하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생각되지만,
이 영화는 인스턴트 음식에서 맛볼 수 있는 자극성이 없다..
삼삼하게 간을 한 사찰 음식을 먹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이 영화는 쓸데없이 웃기지도 않으며, 울리지도 않는다..
오로지 그냥 담담하게 주인공인 '최'의 여정을 따라 간다..
어찌 생각해보면, 이러한 영화의 구성이..
최민식의 페이소스에서 폭발할 감정적인 그것을 기대할 관객에겐,
그냥 이도저도 아닌 영화로 보여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개인적인 사견을 달자면,
이 영화는 최민식이 연기했었던 그 어떤 캐릭터보다도,,
가장 그(?) 다운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그의 실제 모습을 전혀 알진 못하지만 말이다;;)
기러기 아빠로 대기 발령 상태인 '최'라는 캐릭터는,
여느 영화에서나 존재 가능한 캐릭터이다..
그는 누가 권하거나 강요한 것이 아닌데,
동생의 공장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한 네팔 노동자의 유골을 들고,,
정말 머나먼 길을 떠나 그의 고향으로 향한다..
그러나 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한 여자의 남편인 그의 부고를,,
그는 차마 가족들의 걱정스러운 얼굴을 마주하며 전하지 못한다..
그저 그는 바람이 하염없이 부는 히말라야 능선을 바라보며,
자신을 한 가족처럼 대해주는 네팔 가족들과 함께하며,,
잃어가던 희망을 다시 찾아가려고 한다..
하지만, 세상 일은 그렇게 쉽게 가지만은 않는다..
그는 모든 진실이 밝혀진 후 다시 히말라야의 능선을 오른다..
바람을 따라 히말리야 능선을 넘어가면,
자신의 영혼과 마주할 수 있을 거라 말했던 한 아이의 충고대로..
이 영화는 담담하기 그지 없는 화면의 구성과 전개로 되어있다..
그래서 주인공인 최민식을 클로즈업으로 거의 비추지도 않는다..
그냥, 말 그대로 카메라가 그를 바라보는 관찰자의 입장이 되어,,
힘들게 히말라야 능선을 오르는 그를 관찰하며,
네팔인들과 감정적 교류를 시작하는 그를 지긋이 바라볼 뿐이다..
그 과정에서 감독은 그 어떤 카메라 워킹도 넣지 않았다..
그 모든 것을 인위적인 그 무엇으로 생각했는지 말이다..
화면이 고정된 채, 인물들의 움직임이 둔하게 움직이니까..
이 영화는 조금은 따분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관객들이 '최'의 감정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동화될 수 있게 하였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어떤 논리적 근거로도 설명할 수 없을,,
그런 감정의 희망을 발견해 나가는 그를 바라보는 것은,,
카메라 뿐만 아니라 스크린을 바라보던 관객들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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