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김혜자의 춤사위로 시작되는 오프닝.
춤을 추고 있지만 눈물을 훔친다.
형언할수 없는 표정.
사실상 약3분 정도 되는 김혜자의 춤사위 오프닝 시퀀스는
영화가 끝난후에 그 춤사위 하나로 다시 압축된다.
어느정도 예상할 수도 있는 스토리는
봉준호의 믿을수 없는 연출력으로
시종일관 뒤통수를 후려 친다.
영화는 끊임없이 복선을 추구한다.
디테일의 대명사 봉준호도
대체 이 영화를 어떻게 마무리 지을려고 이러나
싶을정도로
수없이 많은 자잘한 이야기들을
(혹은 대체 이장면이 갑자기 왜 나온거지?)
캔버스 위에 아무 색깔이나 막 찍어대듯
흩뿌려 놓는다.
그 찍혀진 점들이 점점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에서
봉준호의 별명이 왜 봉테일 인지 120% 알수있게 된다.
가히 천재라고 밖에 표현할수 없는 연출력.
그 어떤 작은 이야기(또는 장면) 하나도 결국은 전체의 이야기속에 담아놓는
섬세함.
전체적인 영화의 구조는
그렇다.
상식을 뛰어넘는다.
감히 얘기하자면 봉준호 이 사람.
자신의 영화 스타일에 보통 자신감이 아닌듯 하다.
전작들과 스타일은 같지만 완전히 다른 영화.
모정애가 판치는 신파를 예상하고 극장을 찾는다면
지금까지 본적없는 새로운 장르의 스릴러를 보게 될거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선
어떤 말도 '감히' 할수가 없다.
감히 얘기하자면 '김혜자'
이분 다른 연기하고 싶어서 그동안 어떻게 참고 살았나 싶다.
오로지 '엄마'
98년인가에 최진실과 찍은 영화 '마요네즈' 에서도
그냥 엄마다.
흔히들 드라마 연기와 영화 연기가
같은 연기라 하더라도 잘 먹히는 배우가 있고 안먹히는 배우가 있다
김혜자는 누가 봐도 드라마 연기의 달인이라고 생각할것이다.
한 인터뷰에서 봉준호 감독이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김혜자씨의 모습에서
만인의 어머니 라는 닉네임을 붙였지만
제가 본 김혜자씨의 모습은 정 반대였습니다'
라고 한적이 있다. (뭐 정확하진 않지만 거의 이런식으로 말했다)
이 영화를 보면
봉준호 감독이 봤다는 김혜자의 '다른모습'을
확실히 볼수있다.
김혜자도 김혜자지만
원빈 과 진구도
각자의 역할에 기여한 성실도는
평균보다 훨씬 이상이다.
(진구가 괜찮다고 하지만 난 원빈이 더 훌륭했다고 봄, 역할이 역할이니 만큼)
내 글을 보고 영화를 봤는데
기분 잡쳤다고 말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수 있겠지만
우린 서로 스타일이 다른걸 어떡해?
ㅋㅋㅋ
클래식 듣는줄 알고 음악회에 갔는데
판소리가 나온다고 당황하지 말것.
클래식보다 판소리에 더 빠져들테니.
그전에 판소리를 즐기겠다는 어느정도의 노력은 해야한다.
나는 자빠져 있는데 판소리가 알아서 내 기분을 업시켜 주겠지 라고 생각하면 큰 낭패.
아, 하나 빼먹었다.
음악
거장 '이병우' 님께서 만드신 음악.
감히 음악이
내 심장박동을 농락한다.
민용준 기자님 최초평가 그대로다.
마더 에서의 음악은
음악이 아니라 연기다.
뭐 이정도로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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