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터미네이터'하면 떠오르는 브래드 피델의 웅장한 음악을 기대했던 관객들의 기대를 무시한채 시작부터 기계들과 인간들이 펼치는 치열한 전장으로 안내한다. 아쉬워할 겨를도 없이 McG감독이 공을 들였다는 완성도 높아보이는 액션씬들이 관객들을 향해서 쏟아지는데, 이거 관객들의 아쉬움을 달래기에 부족함이 없어보인다.인간들과 관객들의 Salvastion일 존코너와 그가 속한 '미래전쟁'은 과거 터미네이터시리즈에 과거회상으로 살짝살짝 비춰졌던 '그것'과 같거나 한편으로는 다르게 느껴진다.
인류를 구원할 저항군의 지도자인 존코너는 상당히 지쳐보인다. 그의 얼굴은 어떤 희망의 무언가를 갈망한다기보다는 현실적인 용병의 모습이랄까. 그런 그 앞에서 마커스 라이트라는 인물이 등장하면서 이야기의 중심은 점점 존 코너가 아닌 마커스에게 옮겨간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그는 자신이 인간이라고 생각하지만, 그의 실체는 기계인간이다.
이번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사람은 존 코너도 터미네이터도(아놀드슈왈츠네거도!) 아닌 마커스 라이트를 연기한 샘위싱턴이다. 자신이 사형수였다는것을 마지막 기억으로 갖고 있는,인간과 기계라는 양면의 모습을 모두 갖춘 독특한 인물이다.이 부분은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선보였던 터미네이터2에서의 아놀드슈왈츠네거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그게 이유는 아니고, 이 배우는 정확히 자신이 어떡역을 맡았는지 제대로 알고 연기를 하고 있어서이다. 왜 그를 터미네이터의 아버지인 제임스카메론의 신작 Avatar 아바타에서도 주연을 맡겼는지 영화를 보는 내내 이해가 될 정도였으니까.궁극적으로 영화의 원제 Terminator Salvation의 구원자는 존 코너가 아닌 마커스 라이트라는게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이 멋진배우도 영화 전체를 구원하지는 못했다. 또 영화를 씹으려나보다-라고 생각할지 몰라서 맥지감독이 잘한점을 먼저 나열해보자면, 이번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의 많은 액션시퀀스들은 모두가 멋지고 화려하며 인상적이라는것이다. 스토리? 전체적인 스토리의 얼개는 꽤 괜찮다라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터미네이터시리즈를 이어가는 속편개념보다는 새로운시리즈의 첫 시작을 알리는 영화치고는 기존 시리즈가 갖는 연계성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고, 이래저래 '말'이 된다라는 것.
지난해 유출된 엔딩의 줄거리때문에 재촬영했다는 이번 영화의 엔딩은 괜찮지만, 유출된 엔딩때문에 나온 엔딩이라는 사실을 잊을 수 없다는 점만 빼면 앞에서 말한대로 전체적인 스토리의 얼개는 나쁘지 않다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번 터미네이터를 완성도가 높다고 말해주기에는 어딘가 부족하다. 비단 터미네이터1,2의 완성도에 비해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이번 영화만 놓고봐도 레코드판이 튀는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게 흠이다. 어쩔수없이 그 죄는 맥지감독이 짊어져야할 듯 보이고.
처음부터 제임스카메론감독의 터미네이터를 뛰어넘을수는 없을거라고 생각하고 맥지감독의 터미네이터를 본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블록버스터영화로서의 가치는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이게 맥지감독에게 위로가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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