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대면하는 게 고통스러운 이유.. ★★★☆
이 기민하고 냉철한 영화는 당신에게 도전적으로 묻는다. 목적이 훌륭하면, 정의를 이루기위해서라면, 약간의 빗나간 수단 정도는 눈감아 줄 수 있는가? 그 한계는 어느 정도인가? 영화는 2건의 살인사건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별 관계없어 보이는 두 건의 살인사건이 점점 연결점을 찾아 나가면서 이야기는 미국의 방위 산업을 둘러싼 거대한 이권다툼으로 나아간다. 여기엔 거대 방산업체와 국가 방위의 민영화에 반대하는 젊고 야심차며 정의로운 젊은 정치인, 그리고 정당의 고위급 인사들이 연결되어 있다.
처음 이 영화의 정보를 보고는 웃었다. 주인공인 칼 역을 맡은 러셀 크로우가 기자라고? 현실에서는 주로 기자를 폭행하는 배우가 기자 역할을 맡다니. 아무튼 왜 우리에겐 이런 뛰어난 정치 스릴러가 없는가 한탄하게 되는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는 논쟁적 문제 제기 정도로 만족하는 영화는 아니다. 이 영화엔 복잡한 내러티브와 스릴이 존재한다.
언뜻 단순해 보이는 단서들은 파고 들어갈수록 하나의 단서가 다른 단서를 물고 들어오며, 또 다른 단서로 나아간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단서들을 쫓는 칼과 델라(레이첼 맥아담스)는 이 문제 뒤에 일개 젊은 정치인 스티븐 콜린스(벤 애플렉)의 스캔들이 아니라 말 그대로 국익과 관련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드디어 국가안보를 해치는 민영화 저지라는 정의를 위해 젊은 정치인과 기자는 한통속(?)이 된다. 이 때 다시 한 번 이야기는 180도 전환한다. 자칫 정의를 해칠지도 모르는 진실 앞에서 칼은 담담히 진실의 펜대를 굴린다.(물론 컴퓨터 키보드지만) 어쩌면 진실로 인해 정의의 실현이 더뎌지거나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될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진실이 담겨 있지 않은 정의는 언젠가 더 큰 폭풍을 몰고 올 것을 알기에 칼은 진실을 추구한다. 그래서 진실은 고통스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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