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나라촌평 : 감독의 입장에서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든다는 건,,
정말 각고의 노력과 더불어 대중의 인정이 필요한 부분일게다..
그런 부분에서 보면 왕가위는,
자신만의 '왕가위' 스타일이라고 할 만한 것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스타일 구축에 터를 잡아준 것이 바로 이 영화다..
이 영화는 벌써 공개된지가 10여년이 훌쩍 지났다..
이 영화에서의 양조위나 금성무는 최근작 '적벽대전'과는 다른,
어린(?) 시절의 풋풋함을 무한정 뽐내고 있다..
(올빽의 금성무와 흰 팬티 차림의 양조위라니;;)
그렇기 때문에 두 배우의 팬의 입장에서는 선물같기도 할 듯하다..
근데, 다만 이 영화는 그 정도의 의미를 담아,,
프로그램되어 재개봉된 영화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좋은 영화다..
영화의 이야기 자체는 정말 새로울 것이 없다..
두 편의 옴니버스식 구성에, 경찰이 등장하고 실연이 주제인..
어찌 생각하면 너무나 뻔하디 뻔한 그런 영화일 수 있었겠지만,,
영화는 양조위의 감독에 의해 독특한 영화로 탄생되었다..
지금봐도 휘황찬란한데, 그 당시는 더 휘황찬란했을,,
크리스토퍼 도일의 현란한 카메라 워킹과..
당시 중국 반환을 앞둔 홍콩의 몽롱하고 모호한 분위기가 풍기는,,
전체적인 영화의 분위기나..
현재까지 왕가위 스타일이라고 일컬어지는 것들이 모두 등장하는,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정말 그냥 지나칠 수만은 없는 영화다..
이 영화는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두 편의 옴니버스 구성이다..
이 두 옴니버스는 현재의 추세와는 다르다..
요즘의 옴니버스 영화의 구성이 스토리간 크로스 구조인데 반해,
이 영화 속 두 옴니버스는 단 한 컷을 제외하고는 독립적이다..
어찌 생각해보면, 그냥 주제를 같이 한 두 편의 영화가 모인 듯한?
그렇기 때문인지,
이 영화 속 두 이야기는 서로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임청하와 금성무가 주연을 맡은 전편은 말 그대로 몽롱하다..
전편 에피소드에서는 금성무의 대략적인 이야기 외에는,,
전혀 부가적인 설명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시종일관 그 당시를 떠돌고 있었을 두 청춘을 몽롱하게 비춘다..
그 과정에서 이 영화는,
자극적이지도, 원활한 이야기 전개도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관객들에게는 조금은 삼삼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두 사람의 에피소드에는..
10년이 지나도 연인들의 멘트로 쓰이는 명대사들이 가득차 있다..
'사랑의 유통기한이 있다면 나는 10000년으로 하고 싶다'나
'나는 그녀를 57시간 후에 사랑하게 되었다'나
'지금 우리의 거리는 바로..' 같은 대사는,,
1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들어도 정말 주옥같기만 하니 말이다..
이 사실만으로도 이 에피소드는 봐줄 가치가 있을 듯 하다..
그리고 후반 에피소드는,,
젊은 양조위의 충격적인(?) 속옷 등장씬외에도..
뮤직비디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MTV적 감성으로 가득차 있다..
단순하게 유사 반복되는 사건들의 전개이지만,
그 나름대로 그 속에서 유머를 보여주는 감독의 위트와,,
그 이후 보이지 않는 원맨쇼에 가까운 양조위의 코믹(?) 연기는,,
타 배우들의 호연과 더불어 영화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하였다..
특히 영화 내내 울려퍼지는 캘리포니아 드림은,,
영화의 주제가임과 동시에 등장인물들의 상징과도 같이 느껴졌다..
마지막 시퀀스 1년의 시간이 지나 다시 재회한 두 사람이,,
서로의 기다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엔딩 시퀀스는..
정말 멜로 영화임을 감안하고 보았음에도 멋졌다..
이 영화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호평 일색이다..
그리고 그럴만한 가치도 있다..
이 영화 속에 많은 코드와 숨겨진 의미가 있을 거라는,,
그런 여러 평론가들의 주장에 대해,
이 영화의 감독인 양가위는 그냥 찍었을 뿐이라고 일축했단다..
감독이 '동사서독'을 만들기 전의 자투리 일주일동안 감독했다는,
그런 믿지 못할 비하인드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 어떤 영화보다도 완성도와 재미를 갖추었던 영화..
그게 바로 이 영화, '중경삼림'이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스스로 자신의 스타일에 함몰되어 가는 듯한,,
양가위에 대한 아쉬움을 자아내게 하는 명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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