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9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비롯한 8개 수상이라는 근래에 들어 최고의 성적을 올린 영화라서 사뭇 기대가 컸다.
아카데미 영화제의 하이라이트인 작품상은 전통적으로 미국의 우월성을 은밀하게 드러내 주는 소재라든가, 최대의 물량을 동원한 대작에게 주어지는 것이 관례였는데 최근 몇년간의 작품들의 일면을 보면 이러한 것으로부터 탈피하여 좀 더 객관적이고 장르의 특수성으로부터 관대해졌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작년의 작품상 수상작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도 그랬지만 올해 역시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유사한 경우라 하겠다.
이 영화의 배경은 인도이지만 인도 영화는 아니다. 대니 보일이라는 '트레인 포스팅'이라는 걸작을 만들어 낸 감독의 신작으로 헐리웃 영화다.
인도하면 떠올려지는 것은 세계적인 IT강국으로서 세계 경제를 이끌어갈 잠재력 있는 나라라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아직도 비공식적 계급이 존재하는 나라이면서 불가촉 천민이 존재하는 어두운 면이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아래 슬럼가에서 성장한 한 주인공이 인도의 인기 TV 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최고의 상금을 얻게 되는 과정을 그의 성장기 에피소드와 곁들여 흥미있게 풀어가는 방식인데 그 구성이 매우 정교하고 짜임새가 있다.
그리고 영화의 클라이막스에는 두 남여 인공의 사랑을 배치하여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사실 스토리만으로는 개연성이 부족한 면이 없지 않지만 억지 스토리를 덮어주는 각색의 힘과 영화 전반에 흐르는 영화음악의 가치가 매우 부각된 영화라고 느껴졌다.
인생 최고의 영화의 반열에 오르기에는 모자람이 있지만 최근에 본 몇 안되는 수작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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