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본인의 감상은 조금 달랐다. 그만큼 눈에 보이는 단서들이기에 쉽게 영화에 빠져들었고, 그만큼 가벼운 '대중오락영화'로서는 충분히 즐길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극락도 살인사건'나 '혈의 누'와 같은 성인추리극을 내세운게 아니라 '탐정추리극'이라는 다소 오락영화틱한 타이틀을 내세운 것도 그 이유이다. '탐정'하면 다소 '오락'틱한 느낌이 많이 난다. 아무래도 다같이 즐길수 있는 영화라는 점을 내세운게 아닐까?싶다.
그런 점에서 뻔뻔하지만 능글맞고 여유있는 '홍진호 탐정'을 연기한 '황정민'의 연기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홍진호 탐정'이라는 캐릭터를 확실하게 맹근게 이번 '그림자 살인'의 가장 큰 수확이다. 아무래도 흥행여부에 따라 시리즈를 염두에 둔 구성과 내용인만큼, '강철중'에 이은 확실한 캐릭터시리즈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전에 비해 힘빼고 연기한 그인지라, 역할에는 딱 맞는데 기자시사에서는 그의 연기에 대해 다소 욕이 나왔다고 하는데 이해가 잘 안간다;
류덕환은 사실상 이번영화에서 '의뢰인'에 가깝다고 생각되는데, 그래서 행여 속편이 나온다하더라도 굳이 그가 안 나와도 될듯한 느낌. 이번 역할도 다소 맹맹한 느낌이었고.. 뭐 그래도 그 둘이 '셜록홈즈와 왓슨'의 분위기를 가진터라 어떻게 될진.. 신지식인적인 여성을 맡은 '엄지원'은, 007에서 다양한 무기를 제공해주는 역할과도 같은데 '홍진호'하고의 러브라인도 있어서, 속편이 나온다면 꼭 나와야할 인물. 이번작품에서 비중은 그리 크진 않았지만, 필요한 역할이었다.
'공중 곡예사'->'그림자 살인'으로 제목변경이 있었는데, 이 모두 영화의 내용과 범인 등을 잘 담고 있는 제목들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림자 살인'도 맘에 들었는데, 아무래도 이전 제목보단 좀 더 관객들을 '추리극'으로 이끌만한 흥행요소와 느낌을 가진게 이 제목이라 생각되어 정해진듯 하다. (참고로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막둥이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이라고 하여 충무로의 많은 기대를 받았었다. 그만큼 시나리오는 어느정도 됨~)
한국영화 비수기인 요즘에, 이 영화가 쏠쏠하게 흥행 좀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황정민의 능글능글맞지만 기분좋은 탐정놀이 연기가 꽤 맘에 들었던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