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의 연기와 드라마 전개가 주는 재미. 그리고 정말 묻고 싶은 질문...
"왜 그랬나요?"
'더 리더'를 보고 싶은 이유에는 '케이트 윈슬렛' 이 어떤 연기를 보여 주었길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을까? 라는 점과 예고편에서 본 내용 그 이후에 대한 궁금증 때문입니다. 체인질링의 안젤리나의 연기나 다우트에 메릴 스트립의 연기도 가히 놀라울 수준이었는데 대체 어느정도의 연기이기에 상을 받았을까 궁금했습니다.
우선 전문가의 평가대로 케이트의 연기는 참 훌륭하다는 말로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6번이나 아카데미가 주목한 그녀의 연기, 그리고 니콜 키드먼의 출산으로 인해 맡게된 역에 대한 그녀는 일상의 피곤한 삶의 피로, 소년과 만나면서의 희망, 법정에서의 두려움, 그러면서도 자신의 소신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신념에 찬 표정까지.... 많은 대사가 필요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녀는 표정과 몸짓으로 모든 대사를 해 내더군요.
연기에 대한 기대로만 보면 케이트 못지 않게 랄프에 대해서도 기대를 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잉글리쉬 페이션트'에서의 연기를 잊을 수 없기에 그에 다른 작품이 발표될 때마다 그 작품에 못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 주리라는 기대를 하게 합니다.
비록 전문가들의 평가나 아카데미에서 노미네이트조차 되지 못한 연기라는 평을 듣고 있지만 전 그녀의 연기 못지 않게 훌륭했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보는 동안 그에 연기에서 부러움과 미움, 그리고 그에 행동에 대해서까지도 이해해 보려는 생각하조차 하지 않았을테니까요.
이런 주연들의 명연기에 힘입어 '더 리더'는 영화를 관람해야 할 이유 한가지에 대한 부분만큼은 충분한 보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궁금해 했던 예고편 그 다음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굳이 그녀가 왜 그리도 책에 집착했는지, 소년과 사랑을 나누기 전 책을 읽어 달라고 하는지에 대해서 그 이유를 모르는 관객은 없으리라 믿습니다. 바로 글을 읽을 줄 모른다는 점이고 책에 대해 상상 이상의 두려움을 느끼고 있죠. 그녀는 글을 모르기 때문에 일하던 직장을 옮겨야 하고 그 떄문에 소년과의 사랑마져 버린 채 떠나 버립니다. 그 이후 소년은 상처를 받지만 그녀를 잊고 대학에서 법을 공부하다 우연히 그녀를 조우하게 되지요..
거기서부터 저는 정말 묻고 싶은 질문 한가지가 계속해서 꼬리를 물었습니다. "왜... 왜 그랬냐고?"
정말 글을 모르는 점이 다른 사람에게 그토록 숨겨야 할 창피를 넘어선 수치이고 모욕이었을까? 그녀는 버스 승무원에서 승진하여 내근직을 통보 받았을 때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법정에서 그녀에게로 몰린 비난의 화살을 피할 방법이 있었음에도 그런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나? 등등...
이런 몇가지 그녀에 대한 질문에 더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남자에 대해서도 질문은 계속됩니다. '그녀를 사랑하긴 한거냐?" 라고... 아무리 말없이 떠나가 힘든 인생 과정을 겪었을 지라도 그녀를 만나 충분히 도와 줄 상황에서 그는 비겁했습니다. 적어도 제가 보기엔.... 그 뒤에도 그녀를 위한 듯 작은 희망을 준것은 뭐고 또 다시 절망하게 한 그의 행동은 무언가요? 이게 그만의 사랑 표현일까요?
'더 리더'가 관객에게 보여주는 드라마적인 내용은 배우들의 연기만큼이나 좋았습니다. 꼭 해피엔딩으로 결말이 나야 좋은 작품이고 내용은 아닐테니까요... 비록 제가 바라고 그들의 사랑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것이 세상이고 세상속에 벌어지고 있는 사랑의 모습이겠죠.
이런 전체적인 부분으로 보면 비평가와 관객들이 내린 B와 B+의 평가도 공감합니다.
비록 글을 모를지라도 확실한 책임의식으로 신념에 찬 그녀가 보여주는 파란만장한 삶은 마치 지식인의 가식과 위선을 비웃는것 같았습니다. 주제의식과 드라마적 완성도 거기에 배우들의 혼신을 다한 연기는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최대 장점이기에 관람한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더 리더- 책읽어 주는 남자'는 내용으로 보면 당연히 책으로 보아야 하겠지만 이런 장점때문에 영화로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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