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시작부분부터 왠지 꽉 조이는 옷을 입은듯한
타이트한 긴장감과 깔끔한 디지털영상이 맘에 들었다.
배우는 클라이브 오웬과 나오미 왓츠.
조금 심심한 배우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역으로 이런 영화에 매우 잘 어울리는 듯한.
영화는 제목따라 '인터내셔널' 한 뱅크의 돈을 두고, 어떤 비리와 범죄가 연루되어있는지를
경제스릴러(?)라는 형식을 따라 하나하나 추적해간다.
주인공 클라이브 오웬은 자신의 눈 앞에서 파트너가 죽자, 그 뒤를 캐기 시작하고
그 뒤의 배후에는 세계적인 '인터내셔널 뱅크 (IBBC)'를 중심으로 뭔가 검은 비리가 있음을
알게 된다는 게 중심 내용.
영화는 크게 두 가지로 볼만한 게 나뉜다.
실제로 80~90년대에 있었던 파키스탄 BCCI 실화사건을 바탕으로 구성되는 경제 범죄스릴러라는 것.
요즘과 같은 경제불황에 우리의 돈들이 어떠한 형식으로 범죄에 쓰여지는지 알고 싶다면?
이라는 추측과 흥미로 영화적 재미를 더한다.
또 하나는, 뉴욕 구겐하임 박물관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리얼한 5분간의 총격씬.
동그랗게 타원형으로 올라가는 모양을 띈 구겐하임 박물관을 두고 적과 주인공의
숨막히는 총격씬은 마치 내가 그 박물관의 관객으로 있는듯이 싸늘하고 비정한 장면들뿐이다.
세계를 넘나들며 '인터내셔널'적인 영화적 배경을 보는 것도 하나의 볼거리다.
독일, 이스탄불, 이탈리아, 뉴욕 등을 시종일관 돌아다니면서 '세계적인 은행'의 검은 배후를
캐는 인터폴과 검사의 부단한 노력을 그린 범죄 스릴러물.
영화의 결말은 허무하다들 하지만, 꽤 볼만한 스릴러이긴 하다.
되는 놈만 되는 세상에서, 정의를 찾고 싶다면 때로는 희생이 필요하다는 말도 ok.
큰 구성점이 될만한 임팩트가 없다는 게 이 영화의 단점이지만,
차분하게 영화를 따라간다면 스릴러로써의 충분한 재미는 느낄 것이다.
다만, 결말이 그 모든 것을 조금 허탈하게 만들 수 있기에 기대는 반 정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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