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이미 1억불의 고지를 훌쩍 넘어섰고,
우리나라에서는 의외로 평점과 반응이 좋다.
개가 나오는 가족영화의 이미지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본 '말리와 나'는 '삶'을 담은 훈훈한 일상의 이야기였다.
한 마디로 '말리'로 인해 마음의 풍요로움을 얻은 '나'의 이야기다.
무려 15년이나 넘게 개를 키운 적이 있는 나에게는,
이 영화가 단순히 가족영화로 치부될 수 없었다.
한 마리의 개가,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많은 정서적 영향을 끼치는지
한 마리의 개의 인생과 한 사람의 인생의 상호작용이 보여진다.
제니퍼 애니스톤과 오웬 윌슨은 이 전의 코믹한 연기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사랑하는 한 연인에서부터 세 아이를 둔 한 부부의 모습까지
아주 푸근하게 담아낸다. 그 중심에는 좋으나 싫으나 '말리'가 있다.
현대인은 외롭다. 그 와중에 개와 같은 동물은 진정성을 따뜻함에 담아
주인에게 전해준다. 말도 없다. 잔소리도 없다. 오로지 주인에 대한 애정(愛情)을
일방적으로 전해준다.
영화 속 그들에게 세 아이가 태어나고 그들이 자라면서까지 '말리'를 버리지 않는다.
아무리 문제견(犬)이고 사고뭉치라도, '말리'를 버리지 않는다.
그들에게 '말리'는 이미 '가족'이다. 그러한 '말리'가 죽는 순간까지도, 그들은 가족으로서의
대우를 해준다. 서로에게 이미 깊은 신뢰와 사랑이 자리잡고 있음을 아는 순간이었다.
'말리와 나'라는 영화는 그렇게 개를 한번이라도 키워본 적이 있는 이에게는
심한 감정이입의 영화였다. 그 누구보다도 많은 추억을 공유한 '사람'보다도 더 사랑스러운 '동물'..
영화를 보며 웃고 우는 동안, 많은 추억들이 되살아났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워낭소리'의 최노인과 소도 그러한 관계였던 것 같기도 싶다.
'워낭소리'와 '말리와 나'.. 동물과 사람과의 따스한 정(情)의 공유. 그것이 그리운 시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