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align=left>아카데미 주연상에 빛나는 두 거장의 연기대결이 압권이며</P>
인간에 사악한 내면 심리를 처절하게 파해쳐 낸 역작!
메릴 스트립과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이라는 두 명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는 이유만으로도
관객에게 관심을 끌기에 충분할만한 영화지만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은 철저하리만치 무관심하기만 합니다.
벤자민이나 워낭소리 같은 명작에게 관심이 쏠려서인지 몇몇개 상영관에서만 제한적으로
상영하고 있는 숨겨진 보석과 같은 영화인 '다우트'
감히 그렇게 말씀 드릴 수 있는 이유로는
우선 두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 대결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은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수상한 작품인 '카포티' 못지 않은, 내면에 숨겨진 사연을 안고 열심히 목사업무에 전념하지만 사소한 일로부터 의심을 받아 그 위치마저 흔들리게되는 억울한 신부를 연기합니다.
특유에 느리지만 또렷한 발음으로 편안하고 인자한 모습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할 때의 폭풍과 같은 연기는 이번 영화에서도 그의 진가를 확인시키기에 충분하였습니다.
또한 메릴 스트립도 교장 수녀 역할의 전형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엄한 규율과 규칙으로 어린 학생들을 관리하면서도 동료들에게는 자상한 면을 보여 주기도 하는 이중적인 모습.
자신이 믿는 신념대로 권위에 맞서 싸우며 도를 넘어선 듯한 외골수 모습 그대로 입니다.
이 두 배우들이 보여 주는 클라이막스에서의 10여분간 연기대결은 이번 영화에서의 백미입니다.
그 장면에서 관객은 숨을 죽이면서 과연 진실은 무엇인지가 밝혀 질지에 몰입하게 되죠.
이 배우들과 함께 등장하는 에이미 아담스 (제임스 수녀역) 또한 중요한 인물입니다.
두 명의 칼날과 같은 대립구도에서 중립적이며 객관적인 중심에 선 그녀.
관객은 그녀에 위치에 따라 누가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고 처음 사건의 발단과 끝을 정리하는 부분에 있는 그녀의 존재로 두 배우들의 비중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 이유로 이번 영화에서 인간의 내면 심리 묘사를 주변 환경에서도 읽을 수 있게 묘사한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중요한 대립 구도에서 깨지는 전구나 갑자기 쏟아지는 비바람, 울려도 받지 않는 전화기, 약간 기울어진 화면 구도 등은 배우들의 평온함과 긴장감, 뭔가 일어날 것만 같은 암시등을 관객들도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보여 준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 비애 종교를 배경으로 해 약간은 딱딱하다거나 종교적 색채가 짙은 영화라는 선입견을 갖을 수 있는데 그런 점은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닙니다. 오히려 종교적인 배경 즉, 권위적이며 쉽게 드러나지 않을 만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사건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사람을 의심하기 시작하고 그 작은 의심이 어떻게 파국으로 몰아지는지를 보여주기에 이번 영화는 더욱 가치있는 것입니다.
누구보다도 믿음이 강한 원장 수녀가 자신이 보지도 확실한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닌 일에서 남을 의심하기 시작한다는 아이러니한 설정과 마지막 그녀에 엔딩 장면이 특히나 인상적이었습니다.
거짓말과 함께 인간이 보여 줄 수 있는 가장 위험하고 사악한 감정인 '의심'.
아무리 절친한 사이, 심지어 가족도 누군가에 사소한 한 마디로 외곡된 시선이 싹을 내고
그 싹은 커다란 나무와 숲이되어 그동안 보이지 않던 부정적인 모습이 부각되어 보이게 만드는
의심....
이 영화에 대한 '의심'을 갖기 보다는 좋은 영화라는 '믿음'을 가지고 누구의 말이 진실일지를 극장에서 직접 확인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흑인 소년과 목사에게는 이번 사건에 발단이 되는 중요한 극중 공통점이 있습니다. 초반 그들의 대사에서 나오는데 눈치없는 저는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자신의 영화적인 센스와 눈치를 한번 시험해 보시는 것도 또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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