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이지 못하고 불성실한 아동용 어드벤처 무비.....★★
<미이라> 시리즈의 고고학자와 비교해서 특별히 달라 보이지 않는 지질학자 트레버(브렌단 프레이저)는 10년 전 역시 지질학자였던 실종된 형의 아들 션(조시 허처슨)과 함께 형이 남긴 상자 속에서 알 수 없는 암호가 가득 적힌 쥘 베른의 소설 <지구 속 여행>을 발견한다. 쥘 베른이 ‘지구의 중심부’로 언급한 아이슬란드로 떠난 둘은 지질학자의 딸이자 산악가이드인 한나(애니타 브리엠)를 만난다. 세 사람은 소설에 언급된 흔적을 찾아 함께 바위산을 오르던 도중 갑작스러운 번개로 동굴 속에 갇히고, 지구의 중심부로 향하는 통로를 발견한다. 원시적인 환경을 그대로 간직한 지구의 중심부는 <지구 속 여행>의 주인공 리덴부르크 교수가 묘사한 그대로다. 트레버 일행은 그곳에서 트레버의 형이 남긴 연구노트를 발견하고, 노트의 지시에 따라 탈출계획을 세운다.
그래도 한 때는 일단 브랜든 프레이저가 나온다고 하면 기본 재미는 보장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제는 그가 출연한다고 하면 일단 의심부터 가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건 어쩌면 내가 나이를 먹었기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확실히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는 아이들을 위한 전형적인 어드벤처 무비로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여러 볼거리들이 영화 요소요소에 숨어 있다. 롤러코스터는 감히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아찔한 탄광 레일에서의 질주, 공중을 떠다니는 자석 바위, 인간을 공격하는 육식 어류 및 거대한 육식 공룡들의 습격 장면들. 대부분의 모험이라든가 빛을 내뿜는 새의 도움 등이 트레버보다는 션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것은 이 영화의 특징-아동용 어드벤처 무비-을 가장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영화 전체를 3D 기술로 촬영한 영화의 특성상 3D 상영관에서 감상한다면 모험 장면은 더욱 실감나고 거대했으리라는 걸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따라서 이 영화를 평면 스크린으로 감상하고 리뷰를 작성하는 건 부실하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의 많은 모험장면들이 <인디아나 존스> <쥬라기 공원> 등 기존 어드벤처 무비를 모방했다는 건 너무 당연해 보이며, 특히 특정 볼거리에 집중함으로서 다른 부분에 대한 세밀한 표현을 무시한 점은 이 영화가 창의적이지 않은 걸 넘어서서 대단히 불성실한 영화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거세게 바람이 부는 바다를 건너는데 주인공들의 머리카락은 무스를 떡칠해서 붙여 놓은 듯 아무런 미동을 보이지 않는 것도 우습고, 인간을 공격하는 거대 육식 생물 이외의 살아 있는 생물이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그것도 급격하게 온도가 상승하는 환경에서 그런 거대 동물이나 식물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도 의문이다. 그러다보니 그런 모험 장면들에서 특별한 긴장감을 느끼기란 매우 어려워 보인다. 다만, 개인적으로 고소공포증이 있다 보니 공중에 떠있는 자석바위를 건너가는 그 장면 하나 만큼은 다리가 후덜덜거릴 정도로 스릴 만점이었다. (나 같으면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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