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영화 기대는 안했다.
이런 류의 한국영화들이 포장만 그럴듯하게 해 놓고
막상 보고나면 도토리 키재기 수준의 완성도를
보인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었기에 말이다.
그리고 예고편, 홍보사의 홍보 방법이
지금까지 고만고만했던 크리스마스 시즌용 영화들이
해왔던 그 방법 그대로 따라하고 있었다.
아 이쯤되면, 이 영화 수준 알만해 보였다.
근데 막상 보고나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사실 재밌다고 소문나서 기대하고 본 <과속스캔들>의 경우
재밌기는 했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었고
기대 안하고 본 이 영화는 예상밖에 휠씬
나를 즐겁게 했다.
(이게 '기대' 이놈 때문이다ㅋ)
자!자! 그럼 이 영화 한번
살짝만 살펴보자.
영화의 주인공 박진희의 물오른 코믹연기,
이미 몇년전 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에서
한차례 코믹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던 그녀는
이번에는 스크린에서 좀 더 업그레이드된 코믹 연기로
연말 관객들의 배꼽을 간지럽히고 있다.
사실 그녀가 지금까지 심각한 연기만 한 것도 아니고
<만남의 광장><연애술사> 같은 영화에서
코믹 연기를 선보인 적이 있지만
<만남의광장>의 카메오 출연한 류승범의 코믹연기에
그리고 <연애술사>는 영화 자체의 완성도 문제로
그녀의 코민 연기가 빛을 제대로 본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만큼은 정말 제대로
물오른 코믹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이 영화의 다크호스, 조한선
사실 영화 보기전에는 조한선이 이런 이미지로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야말로 연기변신이라고밖에...
이 영화 포스트를 얼핏 보면 조한선과 이기우라는
꽃미남 둘은 두고 박진희가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전혀 아니다.
사실 조한선은 <마이뉴파트너>에서부터 연기 변신을
시도했지만 영화가 워낙 쪽박을 낸 까닭에 사람들은
잘몰랐다. 그가 연기변신을 시도했는지...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 정말 180도 다른 이미지로 변신을 시도 하였다.
(<늑대의 유혹> 속 이미지를 기대했다간 큰일난다.)
꽃미남 이미지를 단숨에 버리고
소위 삽질 연기와 몸개그를 몸소 보여준
그의 연기 변신에 박수를 보낸다.
스크린을 좁게 만드는 큰키가 무기인, 이기우
이기우와 조한선이 함께 서 있는 씬에서
조한선이 그렇게 작아보일줄이야
(상대 남자 배우를 굴욕으로 만드는 그의 만행은
얼마전 드라마 <스타의 연인>에서
키 182의 기태영을 그저 그런 꼬마로 만들어 버렸다)
여기에 머리까지 작아 주시는 그 센스는
보통 남자들에게 질투심을, 많은 여성들에게는 사랑받아
마땅한 배역이지만 너무 작위적인 캐릭터라 그런지
우와~멋있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캐릭터 자체가 매우 진부한대다가
딱히 박진희나 조한선처럼 오버를 할수있는
배역도 아니라서 밍숭맹숭한 흐지부지한
배역이 되어 버렸다.
(아, 요즘 드라마 <스타의 연인>에서도
비슷한 역할로 나오고 계신다)
조한선에 이은 또하나의 다크호스, 김동욱
드라마 <커피프린스1호점>에서 주목받은 그는
시트콤<못말리는 결혼>에서 갈고닦은 코미디 실력을
이 영화에서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조한선과 콤비를 이루면서 막강 몸개그를 보여주는
그의 연기는 조한선과 함께
박진희 혼자서는 버거울 수 있었던
이 영화의 웃음 코드의 한축을 담당하면서
영화의 균형을 잡아주고 있다.
특히 조한선과 함께 선보이는
코믹 장면들은 능청스럽기 그지없고, 매우 맛깔스럽다.
이외에도 최은주,정재용이 맛깔스런
조연으로 영화 속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
여기에 김선아는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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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과속 스캔들>보다
더 즐거웠던 영화였다.
근데 <과속 스캔들>에 밀려서
완전혀 매장 당하고 있으니 안타깝다.
무려 400개가 넘는 스크린을 확보했으나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5위 안에도 못드는 스코어는
가히 충격적이다.
<과속스캔들>이야 입소문을 타 버렸으니
그렇다고쳐도 이영화 최소 첫주 박스오피스 3위정도는
해 줄거라 생각했는데 박스오피스 7위라는
초라한 성적은해도 너무하는것 같다.
그래도 이 정도로 쫄딱 망할 영화는 아닌데...
사실 이 영화는 예고편이 안티인듯하다.
예고편만 봐서는 연말 시즌용 그저그런
로맨틱 코미디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어쩌면 그래서 기대하지 않고 봐서 그런지 몰라도)
막상 보면 예상외로 재미있는 영화이다.
특히 로맨틱 코미디의 뻔한 상황을
완전히 빗겨나가는 감독의 연출 센스는
아주 굿 굿 굿!!
다만, 결말에 가서 그 센스가
격하게 사라져서 안타깝지만 그래도
해피엔딩을 위한 선택이었으니 살짝 눈감아 줄만하다.
우리나라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이정도로만 만들어진다면
한국 영화가 더 많은 사랑을 받을텐데!!
달콤한 거짓말 화이팅!!
+더하기
이 영화 원래 제목은 <기억,상실의시대>였다
이건뭐 책 <상실의 시대>의 영향때문인가
제목 자체에서 심오한 포스가 풍겨나오는데..
막판에 <달콤한 거짓말>로 바꾼게 잘한거 같다!!!
개인적으론 <기억, 상실의 시대>가 더 마음에 들지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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