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같은 현란한 마법의 향연이라던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같은 스펙터클한 모험의 나라를 보고 싶다던가
그렇게 해서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를 보러 온 사라들이라면 조금은 실망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영화가 끝나고 곰곰히, 아니 영화중간에라도 조금만 주의깊게 본다면
그 어느때보다 풍부하고 기발한 상상력과 따뜻한 감성이 느껴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엔 '이건 초등학생도 아닌 유아용 영화같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면 포뇨의 '소~~스케'라는 소리가 귓가에 멤돈다. 중독성이 강하다.
포뇨라는 괴상한(?)이름의 정체는 물고기이다.
그것도 그냥 물고기가 아닌 인면어이다. 공포영화가 아니다. 귀여운 얼굴을 가진 물고기이다.
이 영화가 끝나고 나면 두 가지 생각할 거리가 생긴다.
첫번째는 남자아이인 소스케가 사는집, 저기서 살고싶다는 것.
벼랑위의 집이다. 쓰나미 한번 몰려오면 집 앞마당까지 물이 차지만
배에서 일하는 아빠, 남편을 기다리는 소스케와 소스케 엄마의 다정한 일상과 욕심없는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곳이다.
낙원이라고 느껴질만하다.
그리고 두 번쨰는 모든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이 그렇듯 자연과 인간세계와의 결합이다.
영화가 무엇을 의도하였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영화를 보다보면 인간이 투척하고 내다버린 쓰레기더미들로 가득찬 바닷속을 보게 된다.
그리고 인간들의 무분별한 어류포획, 상선들의 기름유출 등
바닷속은 인간들의 개념없는 행태들로 병들고 오염되가고 있던 것이다.
포뇨의 아버지는 그런 인간들의 세계를 경멸하다가 바닷속 세계로 들어온다.
포뇨가 바깥 인간세계와 접촉하지 못하게 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지만,
포뇨는 소스케의 곁에서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인간들을 믇지 않는 포뇨 아빠를 포뇨의 엄마는 그래도 한번 믿어보자고 한다.
그리고 포뇨를 소스케에게 맡기게 된다.
평생 포뇨를 마음으로 사랑해 줄것을 다짐받고.
이것은 어쩌면 단순히 어린아이들의 사랑스러운 우정과 사랑의 이야기로 그칠수도있으나
인간세계의 소스케와 바닷세계, 즉 자연속의포뇨가 만나
서로를 포용하고 사랑하게 되면서 인간과 자연이 하나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유치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지만 보는 내내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각박한 세상에서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감동과 따스함을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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