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편, 혹은 광고카피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초반 짐 캐리의 삶의 태도가 무조건 'No!'만을 외치고 있지는 않아 보였다. 물론 흥쾌히 'Yes'라는 대답을 선택하지 못하기는 하지만, 그냥 나 자신의 태도와 많이 달라보이지 않았다. (내가 No-man인가?)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항상 'No!'를 외치는 비관주의자에게가 아닌 새로운 것을 겁내는 모든 보통사람들에게 도전해 볼 것을 요청하는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 영화가 갖고 있는 큰 틀은 코메디적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지만, 코믹 영화라기 보다는 멜로영화다. 그리고 멜로영화라고 하기엔 성장영화인 것 같다. 주인공의 삶의 태도가 변화하는 과정을 통해서, 관객은 자신의 경우를 되짚어보게 된다.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저건 아니지...'하면서 갖고 있던 의문을 극 후반부에 말끔하게 해소시켜준다. 짐 캐리의 친구(이름을 잊어버렸네요)는 신기하게도 나의 생각을 대변해 준다.
개인적으로 나도 내년 1월부터 새로운 일자리를 갖게 된다. 겁도 나고, 기대도 되지만... 실감이 잘 나질 않는다. 사실, 나 자신은 무언가 '새로운 것'을 잘 도전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해 오던 것만을 하고 싶어하고, 준비되지 않은 것은 시도하기를 꺼려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나의 경우를 다시 되돌아 보아도, 준비되었을 때 더 성공적으로 일을 해냈던 것도 아닌 것 같다. 물론 과거의 경험들이 나의 새로운 도전에 큰 힘을 실어 주겠지만, 새로운 도전은 과거와는 또 다른 요소를 갖고 있을 테니... 영화를 보고 나서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고, 새로운 도전정신(?) 같은 것이 생긴 것 같다.
여담이지만, 성장영화치고는 매우 유쾌하다. 그리고 한국어를 구사하는 짐캐리를 마케팅의 소재로 사용한 것도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정준하씨는 어때요?"가 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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