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음악에 더 끌렸다. 그리고 이나영과 조승우의 새로운 모습이 보고 싶어 선택했다. "후아유"를 보고 나온 지금 나의 느낌은 한마디로 행.복.하.다. 이다. "집으로"에 이은 2002년 또다른 좋은영화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우선 이영화속의 두 인물 형태와 인주.. 둘은 사이버상과 현실적인 공간에서 만나게 된다. "후아유"라는 게임 기획자인 형태는 좀 유리한 입장에서 인주에게 접근하게 되지만 그에 따른 고뇌도 클수밖에 없다.반면 인주는 현실적인 형태의 실체를 경멸하면서 형태의 사이버상 투영체인 "멜로"에게는 의지하게 된다. 똑같은 인격에서 나온 다른 인물에게 끌리는 인주와 그런 인주를 사랑하게 된 형태... 인주는 촉망받는 국가대표 수영선수였지만 무리한 훈련으로 청각장애자가 되버리고 그때부터 "자폐아"라는 별명처럼 자신에게 무리하다 싶을정도로 가혹하다... 형태는 2년간 자신의 게임에 모든것을 쏟을정도로 열정적이며 현실적이지만 남을 이해해 본적이 없는 사람이다. 둘의 만남과 어긋남 ...가상인물에 대한 형태의 질투... 이 모든것들이 정말 흥미롭게 전개된다..
다음으로 연기자인 이나영과 조승우.. CF에서 깜찍한 이미지를 보여주었던 이나영은 조금은 과격하고 터프하지만 안으로 아픔을 감추면서 자신을 가리는 스쿠버역할을 정말 잘해냈다.. 이나영이 인주이고 인주가 이나영인것 처럼.. <춘향전>과 <와니와 준하>에서 다소 귀공자로 나왔던 조승우는 매몰찬듯 하지만 따사로운 ..한여자에 의해 상대방을 이해하는 법을 깨닫는 게임 기획자역으로 가능성를 배로 입증했다..
특히 카페 "타타카카"에서 거울속에 투영된 연속적인 자신의 모습에서 스스로와 같은 인물인 멜로와의 정체성을 놓고 고뇌하는 모습은 아직까지 뇌리에 남아있을정도로 강렬했다. <바이준>에서 절반의 실험정신만을 입증했던 최호감독은 이영화로 또다른 재목감입을 나타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