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이 영화를 본 후에, 스산한 아름다움, 맑고 부러운 사랑...
그런 느낌들 보단,
하얀 눈 위에 검붉은 피가 떨어진 그 장면밖에 떠오르지 않을까요.
사실 무미건조하게 봤어요.
왠만해서는 모든 영화들을 재밌게 보려고 애쓰는 성향이지만,
담담하게 보았던 영화에 박수를 보내고, 칭찬을 할 만큼 후하지도 않은가봐요.
나는 한 가지 물음이 들던데요.
소녀는 정말 소년을 사랑했던 것일까...
자신의 목숨이 오가는 상황 속에서 소녀는 한 때 사랑을 했던
남자의 피를 빨아먹기까지 해요.
아무리 절절한 사랑도 결국엔, 살고싶어하는 한 존재를 이길 수는 없다는 거죠.
소녀는 평생 사랑하는 남자가 늙어가는 것을 지켜보며,
그로 인해 살아갈 수 있는 존재로.
그렇게 반복되는 삶을 살아갈 거예요.
그냥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소녀의 사랑을 조금은 의심해보게 되었어요.
이 영화를 아름다운 영화로 마무리 지으려면, 나의 긍정적인 시선이 중요한 거겠지만,
영화가 아름답다고만 하기에는 조금. 스산하기 때문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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